
1. 한국 경제의 기둥, 제조업이 흔들린다
‘메이드 인 코리아’는 한때 우리 모두의 자부심이었습니다. 사람밖에 가진 것 없던 나라가 세계 경제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단연 제조업이었습니다. 자동차, 철강, 조선, 전자 등 주력 제조업은 한국 GDP의 약 27.6%를 차지하며 수출의 80%를 책임지는 핵심 산업입니다. 하지만 이 단단했던 기반이 지금 뿌리째 흔들리고 있습니다. 2023년에만 제조업체 1만 2천 개, 소규모 공장 5만 6천 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이는 단순한 경기 불황이 아니라, 우리 경제의 기둥이 무너지고 있다는 심각한 경고 신호입니다.

2. 거대한 경쟁자, 중국의 추격
한국 제조업 위기의 가장 큰 외부 요인은 바로 중국입니다. 과거 ‘저품질’의 대명사였던 ‘메이드 인 차이나’는 이제 옛말이 되었습니다. 중국은 한국의 주력 산업인 철강, 조선, 자동차, 반도체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국가 차원의 막대한 지원과 저렴한 인건비를 무기로 무섭게 추격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산업에서 이미 우리를 추월했습니다. 품질과 기술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중국의 공세는 우리 제조업에 피할 수 없는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3. 내부로부터의 붕괴: 인력난과 인재 유출
외부의 위협만큼이나 심각한 것은 내부의 문제입니다. “공장에서 땀 흘려 일하는 것은 힘든 일”이라는 사회적 인식 속에서 젊은 세대는 제조업 현장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지방 공장들은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인력난과 고령화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는 기술력의 정체와 단절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인재들은 의대로만 몰리고, 어렵게 키워낸 이공계 핵심 인력들은 더 나은 대우와 환경을 찾아 중국과 미국으로 떠나는 ‘두뇌 유출’ 현상까지 심화되고 있습니다.

4. 떠나는 대기업, 무너지는 중소기업
높은 인건비, 각종 규제, 경직된 노동 시장 등 불리한 국내 경영 환경으로 인해 우리 대기업들마저 생산 기지를 해외로 옮기는 ‘오프쇼어링’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대기업이 떠난 자리는 협력 중소기업들의 연쇄적인 붕괴로 이어집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굴러가던 건강한 산업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제조업 기반 전체가 공동화될 위험에 처한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일자리 몇 개가 사라지는 문제가 아니라, 산업의 뿌리가 뽑히는 것과 같습니다.

5. 위기 속에서 찾아야 할 길: 선택과 집중
그렇다면 우리는 제조업을 포기해야 할까요? 결코 아닙니다. 제조업을 잃으면 한국 경제 자체가 추락할 것입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선택과 집중’입니다. 중국과 모든 분야에서 경쟁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우리가 아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반도체, AI 등 고부가가치 첨단 산업을 국가적으로 선택하고,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최고의 인재들이 이 분야로 모일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을 개혁하고, 의사보다 더 나은 대우를 보장하는 사회적 환경을 만드는 것이 시급합니다. 위기 속에서 올바른 방향을 선택하고 집중할 때, 한국 제조업은 다시 한번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