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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AI/IT / 경제

액션캠의 전설 고프로, 어쩌다 몰락했나? DJI와의 운명적 대결

작성자 mummer · 2025-11-29

왕의 귀환인가, 시대의 종말인가: 고프로와 DJI의 엇갈린 운명

왕의 귀환인가, 시대의 종말인가: 고프로와 DJI의 엇갈린 운명

한때 ‘액션캠’의 대명사였던 회사가 있습니다. 서핑, 스카이다이빙, 바이크 레이싱 등 세상의 모든 역동적인 순간에는 항상 ‘고프로(GoPro)’가 함께했죠. 나스닥 상장 후 주가가 85달러까지 치솟으며 영원할 것 같던 전성기를 누렸습니다. 하지만 현재 고프로의 주가는 1달러 선에서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며, 한때 카메라의 전설이었던 기업이 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출발했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중국의 드론 회사 DJI는 현재 전 세계 드론 시장의 70%를 장악하며 ‘드론계의 애플’로 불리고 있습니다. 한때는 협업까지 논의했던 두 회사의 운명은 왜 이렇게 극명하게 엇갈린 걸까요? 그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지금부터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출발부터 달랐던 DNA: '카메라'를 만든 고프로, '비행 플랫폼'을 만든 DJI

출발부터 달랐던 DNA: ‘카메라’를 만든 고프로, ‘비행 플랫폼’을 만든 DJI

고프로의 시작은 창업자 닉 우드먼의 단순한 열망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서핑을 즐기던 그는 파도를 타는 자신의 모습을 멋지게 담고 싶었고, 이를 위해 작고 견고하며 어디에나 쉽게 부착할 수 있는 카메라를 직접 개발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고프로의 핵심은 명확했습니다. ‘어떻게 더 잘 찍을 것인가?’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었죠. 업계 최초로 4K 30프레임 촬영을 구현하고 ‘히어로’ 시리즈를 연달아 성공시키며, 고프로는 사람들의 특별한 순간을 기록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고히 자리 잡았습니다. 반면, DJI의 접근 방식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그들은 단순히 하늘을 나는 카메라가 아닌, ‘비행하는 플랫폼’ 그 자체를 개발했습니다. DJI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는 ‘어떻게 더 안정적으로, 더 똑똑하게 날 것인가?’였습니다. 무려 7년이라는 시간 동안 흔들림 없는 비행 제어 기술과 비행 안정성 하나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습니다. 정리하자면, 고프로는 최고의 ‘카메라’를, DJI는 최고의 ‘비행 로봇’을 만든 셈입니다.

운명을 가른 선택: 드론 시장에서의 치명적 오판

운명을 가른 선택: 드론 시장에서의 치명적 오판

서로 다른 길을 걷던 두 회사는 2010년대 중반, 드론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정면으로 충돌하게 됩니다. 카메라 기술에 자신감이 있던 고프로는 DJI에게 자신들의 카메라를 DJI 드론에 탑재하는 방식의 협업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이익 분배 문제로 협상은 결렬되었고, 이 결정 하나가 업계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고프로는 ‘카르마(Karma)’라는 이름의 드론을 직접 만들겠다며 드론 시장에 과감히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비행 중 전원이 꺼지며 추락하는 사고가 속출했고, 결국 대규모 리콜 사태를 맞으며 막대한 손실과 함께 드론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해야 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제품의 실패가 아니었습니다. 고프로에게 드론은 카메라를 싣고 나는 ‘액세서리’에 불과했지만, DJI에게 드론은 비행 제어, 통신, 배터리, 짐벌, 소프트웨어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하나의 ‘통합된 비행 로봇’이었습니다. 이 근본적인 관점의 차이가 승패를 갈랐습니다.

기술에 대한 집착이 낳은 격차: DJI의 압도적인 R&D 전략

기술에 대한 집착이 낳은 격차: DJI의 압도적인 R&D 전략

DJI는 기체부터 카메라, 짐벌, 앱, 클라우드 서비스까지 드론 생태계의 모든 것을 직접 만들고 통제하는 수직 통합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이는 엄청난 R&D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DJI는 14,000명이 넘는 직원 중 25% 이상을 제품 개발 인력으로 채울 만큼, 회사 전체가 기술에 집착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결과, 불과 5\~6개월 간격으로 신제품을 쏟아내며 경쟁사들이 따라오기도 전에 다음 세대 기술을 준비하는 압도적인 속도 차이를 만들어냈습니다. 드론 전쟁에서 패배한 고프로는 자신의 본진인 액션캠 시장이라도 지켜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사이 기술 개발은 정체되었고, DJI는 드론에서 축적한 안정화 기술(짐벌)을 무기로 액션캠 시장에 진출해 무섭게 치고 올라왔습니다. 여기에 중국발 저가 액션캠까지 가세하며 고프로의 입지는 점점 더 좁아졌습니다.

대체 불가능한 기술력: 미국 국방부도 인정한 DJI의 위상

대체 불가능한 기술력: 미국 국방부도 인정한 DJI의 위상

DJI의 기술력이 어느 수준에 이르렀는지는 가장 중국 기술을 경계하는 미국의 반응에서 역설적으로 드러납니다. 미국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기술 기업에 매우 단호한 태도를 보이지만, DJI만큼은 예외였습니다. 미 해군, 공군, 심지어 특수부대까지 비공식적으로 DJI 드론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장에 DJI 제품을 대체할 만한 안정적이고 성능 좋은 드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미 의회가 DJI 제품 사용 금지 법안을 발의했을 때, 군 당국이 반대했을 정도입니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DJI의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명백히 알 수 있습니다.

감각 vs 기술: 최후의 전장에서 승자는 누가 될까?

감각 vs 기술: 최후의 전장에서 승자는 누가 될까?

결국 고프로와 DJI의 싸움은 ‘무엇을 믿었는가’의 차이로 귀결됩니다. 고프로는 사람들이 어떤 순간을 남기고 싶어 하는지에 대한 ‘감각’을 믿었습니다. 이 감각은 초기 시장을 지배하는 원동력이었지만, 기술 혁신이 뒷받침되지 않자 결국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반면 DJI는 흔들리지 않는 ‘기술’을 믿었고, 비행 제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모든 것을 통제하며 누구도 복제할 수 없는 생태계를 구축했습니다. 이제 관전 포인트는 단 하나입니다. 액션캠이라는 마지막 무대에서 고프로가 과거의 브랜드 명성과 새로운 기술 혁신으로 반전의 기회를 잡을 것인가, 아니면 DJI가 드론에 이어 핸드헬드 카메라 시장까지 완전히 장악할 것인가. 시장은 지금 그 마지막 대결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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