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돈이란 무엇일까요? 교도소의 우표부터 고대의 찻잎까지
여러분에게 ‘돈’이란 무엇인가요? 우리는 보통 지폐나 동전, 혹은 계좌에 찍힌 숫자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돈의 본질은 조금 다릅니다. 교도소에서는 우표가 화폐처럼 사용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자, 소지가 간편하고 가치가 일정해 교도소 내에서는 완벽한 교환 수단이 됩니다. 이처럼 돈은 특정 형태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과거 아시아에서는 찻잎을 쪄서 만든 ‘전차(磚茶)’가 돈으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양 한 마리를 사기 위해 전차 12개가 필요했죠. 이처럼 돈의 핵심은 ‘가치를 저장’하고, ‘교환의 매개’가 되며, 무엇보다 ‘모두가 돈이라고 믿는 사회적 합의’에 있습니다.

2. 세상을 바꾼 발명, 종이돈의 탄생
무거운 찻잎이나 철전을 들고 다니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을 겁니다. 쌀 한 말을 사기 위해 15kg에 달하는 철전을 들고 가야 했다면 어땠을까요? 이러한 불편함 속에서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인 ‘종이돈’이 탄생했습니다. 세계 최초의 지폐는 중국 송나라 시대의 ‘교자(交子)’입니다. 무거운 철전을 대신해 종이 증서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죠. 거래는 놀랍도록 쉽고 빨라졌습니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곧바로 위조지폐라는 새로운 문제가 등장했습니다. 이때부터 ‘돈은 국가만이 만들 수 있다’는 중요한 원칙이 세워졌습니다. 위조범을 엄벌에 처한다는 문구를 새겨 넣어 국가의 권위를 보장하려 했던 것이죠.

3. 금과의 이별: 신용으로 움직이는 현대 화폐 시스템
초기의 종이돈은 언제든 실물(철전이나 금)로 바꿀 수 있다는 ‘보증’이 있었기에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20세기 중반까지도 세계의 돈은 금에 묶여 있었습니다. ‘브레튼 우즈 체제’ 하에서 미국 35달러는 금 1온스의 가치를 보장했고, 다른 나라들의 통화는 달러에 고정되었죠. 하지만 1971년, 미국이 달러와 금의 연결고리를 끊어버리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이제 돈의 가치는 금이 아닌, 국가에 대한 ‘믿음’과 ‘신용’으로 보장됩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명목화폐’입니다. 금이라는 족쇄에서 풀려난 돈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속도로, 전 세계 구석구석을 자유롭게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4. 은행은 어떻게 돈을 만들어낼까? 인플레이션의 비밀
세상에 돈이 이렇게 많은데, 왜 내 주머니에는 없을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선 은행이 돈을 ‘창조’하는 마법을 이해해야 합니다. 은행은 예금으로 받은 100만 원 전부를 금고에 보관하지 않습니다. 약 10%의 지급준비금만 남기고 나머지 90만 원을 다른 사람에게 대출해주죠. 이 90만 원은 또 다른 은행에 예금되고, 그 은행은 다시 10%를 뺀 81만 원을 대출해줍니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최초의 100만 원은 수백만 원으로 불어납니다. 바로 신용 창출 효과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돈의 양(통화량)이 상품과 서비스의 양보다 훨씬 빠르게 늘어나면 어떻게 될까요?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합니다. 역사적으로도 전쟁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돈을 마구 찍어냈던 국가들은 예외 없이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았습니다.

5. 숫자 뒤에 숨겨진 진실: 금리와 화폐 착각 바로 알기
인플레이션 시대에 우리는 숫자의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작년 월급이 200만 원이었고 올해 210만 원으로 올랐다고 가정해봅시다. 10만 원이 올랐으니 좋아해야 할까요? 만약 그 사이 물가가 2.3% 올랐다면, 실제 오른 돈의 가치는 5만 4천 원에 불과합니다. 눈에 보이는 액수(명목 임금)는 올랐지만, 실제 구매력(실질 임금)은 생각보다 오르지 않은 것이죠. 우리는 이처럼 숫자가 주는 안정감 때문에 돈의 가치가 고정되어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화폐 착각’이라고 부릅니다. 돈의 가치가 매 순간 변하는 오늘날, 우리는 금리(시간의 가치)와 인플레이션을 이해하고 숫자에 가려진 돈의 진짜 얼굴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의 소중한 자산을 지키고 현명한 경제생활을 꾸려나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