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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문화/취미 / 사회 / 여행

스모, 단순한 씨름이 아니다? 일본의 역사와 정신이 담긴 특별한 이야기

작성자 mummer · 2025-11-30

1. 스모,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선 일본의 국기(國技)

1. 스모,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선 일본의 국기(國技)

우리나라에 씨름이 있다면 일본에는 ‘스모’가 있습니다. 예전 명절마다 천하장사를 가리던 씨름의 인기는 정말 대단했죠. 일본에서 스모는 지금도 그 인기를 이어가며 국민 스포츠, 즉 ‘국기(國技)’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스모 선수인 ‘리키시’들은 엄청난 스타 대우를 받는데요. 특히 최고 등급인 ‘요코즈나’는 단순한 천하장사와는 조금 다릅니다. 한 번의 우승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압도적인 실력과 승률을 꾸준히 유지해야만 오를 수 있는 명예로운 자리죠. 만약 요코즈나의 품위에 걸맞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불문율처럼 스스로 은퇴를 선택해야 할 정도로 그 무게가 남다릅니다. 이처럼 스모는 단순한 힘겨루기를 넘어, 엄격한 격식과 정신을 중요시하는 일본 문화의 한 단면을 보여줍니다.

2. 신(神)과의 대결에서 시작된 스모의 깊은 역사

2. 신(神)과의 대결에서 시작된 스모의 깊은 역사

스모의 역사는 일본 최초의 역사서에 신들의 힘겨루기로 등장할 만큼 아주 오래되었습니다. 고대 농경 사회에서는 마을을 대표하는 선수들의 스모 시합 결과로 그 해의 풍년과 흉년을 점치기도 했다고 해요. 이기면 풍년, 지면 흉작이 드는 중요한 의식이었던 셈이죠. 또한 700년에 달하는 무사 시대의 영향도 깊게 남아있습니다. 체급 없이 단판으로 승부를 가리고, 씨름판 밖으로 밀려나는 순간 패배가 결정되는 규칙은 한번의 싸움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전쟁터의 비장함과 닮아있습니다. 심지어 신을 즐겁게 하기 위해 혼자 스모를 하는 ‘히토리즈모’라는 의식도 있는데요. 이 시합에서는 선수가 일부러 신에게 져주며 지역의 풍요를 기원했다고 하니, 스모가 일본인들의 삶과 신앙에 얼마나 깊이 뿌리내리고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3. 스모와 장인정신, 그 뒤에 숨은 일본의 '화(和)' 문화

3. 스모와 장인정신, 그 뒤에 숨은 일본의 ‘화(和)’ 문화

일본 하면 수백 년 대를 이어온 가게나 장인들이 떠오르는데요, 이러한 장인정신은 스모의 세계와도 맞닿아 있는 일본 특유의 ‘화(和)’ 문화에서 비롯됩니다. ‘화’는 공동체의 조화와 질서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입니다. 잦은 자연재해와 외부와 단절된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 속에서, 일본인들은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각자 맡은 역할을 대대로 이어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아버지가 두부 가게를 하면 아들도 두부 가게를 이어가고, 옆집 사람은 그 가게의 두부를 사 먹으며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고 지켜주는 것이죠. 이러한 문화 속에서 공동체의 조화를 깨는 행위는 금기시되었고, 모두가 정해진 규칙과 전통을 따르며 안정적인 사회를 만들어왔습니다.

4. 공동체의 질서, '화(和)'의 빛과 그림자

4. 공동체의 질서, ‘화(和)’의 빛과 그림자

하지만 공동체의 조화를 강조하는 ‘화’ 문화에는 그림자도 존재합니다. 바로 이 질서에서 벗어나는 사람을 배척하는 ‘이지메(집단 따돌림)’ 문화입니다. 과거 마을의 규칙을 어긴 사람과는 장례식이나 화재 같은 최소한의 경우를 빼고는 상종하지 않았던 ‘무라하치부’라는 관습이 그 예입니다. 이런 강력한 집단주의는 현대 사회에도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대학 시절 자유분방하고 개성 넘치던 청년이 회사에 입사하는 순간, 머리를 단정히 하고 정장을 입은 채 조직의 규칙에 완벽하게 순응하는 모습으로 180도 바뀌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조직이라는 공동체에서 살아남기 위해, 튀는 행동을 삼가고 ‘화’를 지키는 것을 택하는 것이죠. 이처럼 스모 한 편에는 일본 사회를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인 역사, 신앙, 그리고 ‘화’라는 독특한 문화 코드가 숨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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