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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AI/IT / 경제 / 사회

사라지는 첫 번째 칸: 신입 채용은 왜 종말을 맞이하고 있는가?

작성자 mummer · 2025-11-30

서론: 당신의 첫 번째 계단은 안녕하십니까?

서론: 당신의 첫 번째 계단은 안녕하십니까?

성공으로 향하는 사다리의 첫 번째 칸에 발을 내디디려는 순간, 그 칸이 사라지고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오늘날 많은 청년이 바로 이런 막막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한때 당연하게 여겨졌던 ‘신입사원’이라는 자리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경기가 나빠서 겪는 일시적인 현상일까요? 아니면 우리 사회와 고용 시장에 거대한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신호일까요? 오늘은 신입 채용이 사라지는 시대, 그 거대한 흐름의 원인과 우리가 마주한 현실에 대해 깊이 파고들어 보겠습니다.

1. 달라진 채용의 풍경: '경력 같은 신입'을 찾는 세상

1. 달라진 채용의 풍경: ‘경력 같은 신입’을 찾는 세상

최근 기업들의 채용 공고를 유심히 본 적 있으신가요? 대규모 인원을 선발해 교육하던 ‘공채’는 자취를 감추고, 필요할 때마다 즉시 투입할 인력을 뽑는 ‘수시 채용’이 대세가 되었습니다. 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 따르면, 매출액 500대 기업 중 61%가 신규 채용 계획이 없거나 미정이라고 답했습니다. 채용을 하더라도 그 규모는 대폭 축소되었죠.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경력직 선호’ 현상이 있습니다. 기업들은 더 이상 신입사원을 ‘키워서’ 쓸 여유가 없다고 말합니다. 교육하는 시간과 비용을 들이기보다, 당장 실무에 투입해 성과를 낼 수 있는 인재를 원하게 된 것입니다. 이로 인해 ‘중고 신입’이라는, 신입이지만 다른 회사에서의 경험을 갖춘 기묘한 존재가 각광받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사실상 신입에게 경력을 요구하는, 첫 발을 떼기조차 어려운 역설적인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셈입니다.

2. 과거의 교훈: 파괴와 창조를 반복한 산업 혁명

2. 과거의 교훈: 파괴와 창조를 반복한 산업 혁명

사실 기술 발전으로 인한 일자리 소멸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18세기 산업 혁명 당시, 방적기는 수많은 수공업자의 일자리를 빼앗았지만, 동시에 더 많은 공장과 무역 일자리를 만들어냈습니다. 2차 산업 혁명기 포드의 조립 라인은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인력을 줄였지만, 자동차 정비사, 주유원 등 연관 산업에서 훨씬 더 많은 고용을 창출했죠. 1980년대 컴퓨터의 등장은 타이피스트나 전화 교환원 같은 직업을 없앴지만, 프로그래머, 웹 디자이너, 데이터 분석가 등 완전히 새로운 IT 산업을 탄생시켰습니다. 이처럼 인류의 역사는 기존의 일자리가 파괴되고, 그 자리에 새로운 기술을 기반으로 한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겨나는 ‘창조적 파괴’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변화도 과거의 반복일 뿐일까요?

3. 이번엔 다르다: AI가 신입의 자리를 겨냥하는 이유

3. 이번엔 다르다: AI가 신입의 자리를 겨냥하는 이유

결론부터 말하면, 4차 산업 혁명, 특히 인공지능(AI)이 가져온 변화는 과거와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가장 큰 차이는 ‘속도’와 ‘영역’입니다. 증기기관이 산업 전반에 적용되기까지 80년, PC와 인터넷은 20년이 걸렸지만, AI는 등장한 지 불과 몇 년 만에 사무직 노동 시장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더 무서운 것은 AI가 대체하는 영역입니다. 과거의 기술이 반복적이고 단순한 육체노동을 대체했다면, AI는 자료 정리, 회의록 작성, 간단한 보고서 작성 등 비반복적이고 인지적인 작업까지 수행합니다. 공교롭게도 이는 대부분 신입사원들의 핵심 업무였죠. UC 버클리의 한 교수는 “왜 학부 졸업생을 뽑겠습니까? AI가 더 싸고 빠른데요.”라고 말합니다. AI가 쓴 코드를 전문가가 수정하는 것이 신입 개발자를 몇 달간 교육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라는 의미입니다. 기업들은 이제 ‘고용 없는 성장’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수요가 늘어도 사람을 더 뽑는 대신 AI 시스템을 활용해 감당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4. 과도기에 갇힌 세대, 어디로 가야 하는가?

4. 과도기에 갇힌 세대, 어디로 가야 하는가?

전 세계적으로 신입 채용은 급감하고 있습니다. 스탠퍼드대 연구에 따르면 AI 노출도가 높은 직군에서 신입 고용은 10% 이상 감소했지만, 시니어급 채용은 오히려 늘었습니다. 사다리의 첫 칸은 사라지고, 중간부터 오르라는 요구를 받는 셈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노동 경직성이 높은 유럽이나 한국에서 더욱 심각하게 체감됩니다. 한번 채용하면 해고가 어려운 구조 속에서 기업들은 신입 채용을 더욱 꺼리게 되기 때문이죠.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에서는 많은 청년이 화이트칼라 대신 배관공이나 전기기사 같은 블루칼라 직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모두가 대학에 진학하며 오히려 숙련 기술직 인력이 부족해진 현상이 나타난 것입니다. 물론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직업이 생겨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직업들이 언제,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그리고 지금의 청년 세대가 그때까지 버티고 적응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지금의 청년들은 정확히 구시대의 끝과 새 시대의 문턱, 그 거대한 과도기에 낀 세대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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