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주의 시작, 정말 ‘빅뱅’이었을까?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의 시작은 약 138억 년 전, 거대한 폭발 ‘빅뱅’이었습니다. 이 하나의 사건으로 시간과 공간이 시작되었고, 별과 은하, 그리고 우리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배워왔죠. 하지만 만약 이 모든 것을 뒤엎는 새로운 주장이 나왔다면 어떨까요? 최근 이탈리아 나폴리 대학이 주도하는 국제 연구팀이 ‘우주의 시작은 빅뱅이 아닐 수 있다’는 흥미로운 논문을 발표하며, 우주론의 거대한 패러다임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빅뱅 이론의 빈틈: 풀리지 않는 우주의 미스터리
빅뱅 이론은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허블의 법칙)부터 밤하늘이 어두운 이유까지 많은 것을 설명해 주는 훌륭한 모델입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완벽하게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예를 들어, 은하 중심의 초거대 질량 블랙홀은 어떻게 그렇게 빨리 성장했는지, 우주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암흑물질의 정체는 무엇인지, 그리고 왜 중간 크기의 블랙홀은 거의 발견되지 않는지 등 여전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들이 존재합니다. 특히, 별과 은하가 탄생하려면 초기 우주에 미세한 ‘불균일성’이 존재해야 하는데, 완벽한 한 점에서의 대폭발인 빅뱅 이론만으로는 이 불균일성이 어디서 왔는지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새로운 가설의 등장: 통통 튀는 ‘바운싱 우주론’
연구팀이 제시한 대안은 바로 ‘바운싱 우주론(Bouncing Universe Theory)’입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우주는 빅뱅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라, 끝없는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마치 통통 튀는 공처럼, 우주가 한 점으로 수축했다가 다시 팽창하는 과정을 영원히 되풀이한다는 것이죠. 우리가 ‘빅뱅’이라고 부르는 사건은 우주의 탄생이 아니라, 이전 우주가 최대로 수축했다가 다시 팽창으로 전환되는 ‘반동(Bounce)’의 한 순간에 불과하다는 파격적인 주장입니다.

우주의 비밀을 푸는 열쇠? 바운싱 우주론의 설명
바운싱 우주론은 기존 빅뱅 이론이 설명하기 어려웠던 문제들을 해결할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이전 우주가 수축하는 과정에서 완벽하게 균일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불균일성이 그대로 다음 우주(우리 우주)로 이어져 별과 은하를 만들 씨앗이 되었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수축 직전의 극한 상황에서 수많은 ‘원시 블랙홀’이 생성될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암흑물질의 유력한 후보이자 초거대 블랙홀의 기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즉, 빅뱅 이전의 과거가 현재 우주의 구조를 결정했다는 것입니다.

증명은 가능한가? 중력파에 남겨진 우주의 흔적
물론 바운싱 우주론은 아직 가설 단계이며, 빅뱅 이전의 우주를 직접 관측할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증명의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빅뱅 직후 원시 블랙홀이 대량으로 형성되었다면, 그 과정에서 발생한 미세한 시공간의 떨림, 즉 ‘중력파’가 우주에 흔적으로 남아있을 것입니다. 현재의 라이고(LIGO) 같은 중력파 관측소로는 감지하기 어렵지만, 미래에 건설될 아인슈타인 망원경과 같은 차세대 관측소라면 이 초기 우주의 중력파 패턴을 감지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이 신호가 발견된다면, 우주는 시작과 끝이 없는 영원한 순환의 과정 속에 있다는 이 놀라운 이론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증거가 될 것입니다. 우주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또 한 번 거대한 도약을 할 수 있을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