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며: 진실을 말해도 죄가 될 수 있다고요?
‘아니, 사실을 말했는데 왜 처벌을 받아야 하죠?’ 누구나 한 번쯤 가져봤을 법한 의문입니다. 때로는 진실을 밝히는 것이 더 큰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는데요. 우리 사회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이번 기회에 정말 폐지될 수 있을까요? 이 논란의 중심에 있는 법 조항이 무엇인지, 왜 오랫동안 찬반 논쟁이 계속되어 왔는지 오늘 한번 알기 쉽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1. 사실적시 명예훼손, 대체 무엇일까요?
먼저 우리 형법을 살펴보면, 명예훼손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바로 ‘허위사실’을 이야기해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와 ‘진실한 사실’을 이야기해서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입니다. 여기서 후자가 바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에 해당합니다. 말 그대로 있었던 사실, 즉 팩트를 이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렸다면 죄가 될 수 있다는 뜻이죠. 이 지점에서 많은 분들이 고개를 갸웃하게 됩니다. 거짓말도 아닌 진실을 말했는데, 어떻게 죄가 될 수 있는 걸까요?

2. 공익을 위한 폭로? 현실의 벽은 높습니다
물론 법에도 예외는 있습니다.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바로 그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생각보다 높습니다. 실제 재판에서 ‘공공의 이익’을 인정받기란 무척이나 까다롭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었던 양육비 미지급 부모의 신상을 공개하거나, ‘미투’나 ‘학교 폭력’ 피해 사실을 폭로했던 피해자들이 오히려 가해자로부터 명예훼손으로 역고소를 당하는 안타까운 사례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진실을 밝히려던 용기가 오히려 법의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3. 표현의 자유 vs 사생활 보호, 끝나지 않는 논쟁
왜 이토록 오랜 기간 논란이 계속되는 걸까요? 그 이유는 ‘표현의 자유’와 ‘사적 영역 보호’라는 두 가지 중요한 가치가 정면으로 충돌하기 때문입니다. 진실을 말할 권리, 즉 국민의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과, 사실이라 할지라도 개인의 사생활과 명예는 보호받아야 마땅하다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이죠.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 어려운, 매우 민감하고 복잡한 문제이기에 수년간 해결되지 못한 채 우리 사회의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마치며: 우리는 어떤 사회를 선택해야 할까요?
최근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에 대한 목소리가 다시 커지면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법이 존속되어야 할 최소한의 안전장치인지, 아니면 시대에 맞지 않는 낡은 족쇄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진실을 말할 자유와 개인의 명예를 보호할 권리 사이에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현명한 방향은 어디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