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론: AI 시대, 당신은 대체될 것인가요?
인공지능(AI)이 우리의 일상을 빠르게 파고드는 오늘, 많은 분들이 ‘과연 내 일은 AI로 대체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한 번쯤 느껴보셨을 겁니다. 코딩 실력은 뛰어나지만 정작 사람의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전문가, AI가 5분 만에 써주는 보고서에 의존하다가 정작 이틀 밤을 새워도 한 줄 쓰지 못하게 되는 우리의 모습. 서울대학교 뇌인지과학과 이인하 교수는 바로 이 지점에서 AI 시대에 대체되지 않는 인간의 본질적인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시합니다. 기술에 열광하는 시대를 넘어, 인간다움이 더욱 중요해지는 미래를 함께 들여다볼까요?

1. AI는 정답을 알지만, ‘맥락’을 만들지는 못합니다
AI, 특히 챗봇과 같은 거대 언어 모델은 세상에 흩어진 방대한 지식을 순식간에 종합해 ‘평균적인 정답’을 내놓는 데 매우 뛰어납니다. 보고서를 쓰거나 보편적인 정보를 찾을 때 아주 유용하죠. 하지만 AI의 지식은 수많은 데이터를 통계적으로 처리한 결과물일 뿐, 인간처럼 직접 몸으로 겪고 쌓아 올린 경험이 아닙니다. 이인하 교수는 인간 고유의 힘이 바로 이 ‘맥락’을 만드는 능력에 있다고 말합니다. 똑같은 것을 경험해도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고 해석하며 자신만의 세상을 보는 틀을 만듭니다. 바로 이 고유한 관점과 스토리라인을 가진 사람이 AI를 ‘도구’로써 활용하며 디테일을 채워나갈 때, AI는 인간의 창의성을 넘어서는 것이 아니라 훌륭한 조수가 될 수 있습니다.

2. AI가 가질 수 없는 최고의 능력, ‘인간관계’
AI와 보내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역설적으로 ‘사람과 교감하는 능력’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우리는 대화할 때 미묘한 표정, 말투, 몸짓을 통해 언어 이상의 정보를 주고받습니다. 상대방이 내 말에 호감을 느끼는지, 혹은 이해하지 못했는지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며 소통 방식을 조절하는 ‘사회적 인지’ 능력은 오랜 시간 훈련이 필요한 고도의 능력입니다. 이 교수는 AI는 기가 막히게 다루지만 사람과는 소통하지 못하는 사람보다, 따뜻한 인간미를 가지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사람이 미래에 훨씬 더 희귀하고 가치 있는 인재가 될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기술을 인간미로 감쌀 수 있는 능력, 그것이 바로 미래의 핵심 경쟁력입니다.

3. 편리함의 함정: AI에 뇌를 ‘외주’ 주지 마세요
AI가 이틀 걸릴 보고서를 5분 만에 써준다면 정말 편리하겠죠. 하지만 이런 편리함에 계속 의존하다 보면, 우리 뇌는 점점 생각하는 능력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뇌는 쓰면 쓸수록 발달하고, 안 쓰면 퇴화하기 때문입니다. 이 교수는 이를 ‘뇌를 AI에 외주 주는 것’이라 표현하며, 편리함을 좇을수록 오히려 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경고합니다. AI를 활용해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착각일 수 있습니다. AI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전제 조건은 ‘사용자 자신이 그 분야의 전문가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상과 부딪히며 오랜 시간 쌓아온 자신만의 전문성과 깊이 있는 맥락 없이는 AI는 그저 편리한 검색 도구에 불과합니다.

4. 흔들리지 않는 삶의 중심, ‘내면의 지도’를 그리세요
그렇다면 이 불안한 AI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중심을 잡고 나아가야 할까요? 이인하 교수는 ‘뇌 속에 나만의 지도를 만드는 것’을 해법으로 제시합니다. 이는 내가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를 향해 가고 있으며, 그 목적지까지 어떻게 갈 수 있는지에 대한 전반적인 틀, 즉 ‘인지 모델’을 갖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생이라는 길 위에서 목적지가 분명하고 나만의 경로가 뚜렷하다면, 예상치 못한 장애물을 만나거나 잠시 길을 잃더라도 크게 불안하거나 흔들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새로운 길을 탐색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죠.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하며 내면의 고유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삶의 목표를 뚜렷이 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기술의 홍수 속에서 길을 잃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가장 확실한 방법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