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론: 액션캠의 황제, 그 눈부신 시작과 몰락
‘세계 최고의 액션캠.’ 가볍고, 튼튼하고, 방수까지 되는 이 카메라는 우리의 모든 순간을 역동적으로 담아냈습니다. 뛰면서 찍어도 흔들림 없는 영상은 혁신 그 자체였죠. 바로 액션캠의 대명사, ‘고프로’ 이야기입니다. 한때 세계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출시 10년 만에 성공적으로 IPO까지 마친 이 기업은 모두가 부러워하는 혁신의 아이콘이었습니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던 황제의 시대는 너무나도 빨리 저물었습니다. 85달러를 넘보던 주가는 어쩌다 1달러대로 추락했을까요? 하늘 높이 날아오르던 유니콘 기업, 고프로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오늘 그 추락의 비밀을 파헤쳐 봅니다.

1. 완벽한 시작, 액션캠의 대명사가 되다
고프로의 시작은 창립자 닉 우드먼의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습니다. 서핑하는 자신의 모습을 담고 싶다는 열망이 세상을 바꾼 것이죠. 당시 카메라는 크고 무겁고 예민한 장비였지만, ‘고프로 히어로’는 작고, 가볍고, 튼튼하며 조작까지 쉬웠습니다. 이 혁신적인 카메라는 액티비티를 즐기는 사람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고, 여행자와 유튜버들의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폭발적인 성장은 고프로를 10년 만에 증시 상장이라는 쾌거로 이끌며, 액션캠의 황제 자리를 굳건히 하는 듯 보였습니다.

2. 추락의 서막: 스마트폰의 역습과 잘못된 가격 정책
상장 이후, 고프로는 수익 극대화를 위해 프리미엄 전략을 선택합니다. 저가 모델을 단종시키고 ‘히어로 4’와 같은 고가 라인업을 강화했죠. 이 전략은 단기적으로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하게 했지만, 곧 양날의 검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500달러에 육박하는 가격은 신규 고객에게 큰 부담이었고, 기존 고객들은 이미 가진 제품에 만족하며 추가 구매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스마트폰 카메라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방수 기능은 기본, 전문가급 사진과 영상 촬영, 그리고 간편한 편집까지 가능해지자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굳이 고프로를 살 이유가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3. 최악의 실패: 야심작 드론 ‘카르마’의 추락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던 고프로는 미디어 사업과 드론 시장에 야심 차게 뛰어들었지만,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특히 드론 ‘카르마’의 실패는 결정타였습니다. 드론 시장의 강자 DJI와의 협상이 ‘이익 배분’ 문제와 고압적인 태도 때문에 결렬되자, 고프로는 자체적으로 드론을 만들기로 합니다. 하지만 액션캠과 드론은 차원이 다른 기술을 요구하는 제품이었습니다. 성급하게 출시된 ‘카르마’는 설계 결함으로 비행 중 추락하는 사고가 빈번했고, 결국 전량 리콜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맞았습니다. 이 사건으로 고프로는 4억 달러가 넘는 막대한 손실을 입었고, 브랜드 이미지에도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었습니다.

4. 왕좌에서 내려온 황제의 현재와 미래
잇따른 사업 실패는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이어졌고, CEO는 연봉을 1달러로 삭감하는 등 위기 극복에 나섰습니다. 현재 고프로는 제품 수리,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며 버티고 있습니다. 하지만 액션캠 시장은 예상보다 대중화되지 않았고, DJI를 비롯한 경쟁자들은 가격과 품질 면에서 고프로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고프로는 액션캠의 상징적인 브랜드이지만,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경영 개선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의 혁신이 절실해 보입니다. 과연 황제는 다시 한번 멋지게 비상할 수 있을까요? 그들의 다음 행보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