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파운드리의 화려한 부활: 신규 고객 확보의 물결
최근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그야말로 ‘턴어라운드’의 초입에 서 있습니다. 오랜 기간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기술 개발의 방향성조차 잡기 힘들었던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인데요. 지난 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테슬라와의 2027년 2나노미터(nm) 계약을 시작으로, 애플의 CIS(이미지 센서) 생산 또한 미국 파운드리 공장에서 2027년부터 담당하게 됩니다. 여기에 일부 중국 기업과의 2나노 계약과 더불어, 결정적으로 삼성전자 MX 사업부가 차세대 갤럭시 S26에 엑시노스 2600(2나노 공정)을 탑재하기로 하면서 내부 물량까지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대형 고객사들의 유입은 삼성 파운드리가 기술력을 증명하고 공정 최적화를 이뤄낼 중요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TSMC의 그림자 아래, 삼성의 기회: 파운드리 낙수효과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TSMC는 애플, 엔비디아, 퀄컴 등 소수의 메이저 고객사에 매출의 70\~80%를 의존하며 이들을 최우선으로 대우합니다. 이는 나머지 고객사들에게는 아쉬움을 넘어선 불만으로 이어지기 마련인데요. 특히 자존심 강한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가 TSMC와의 협업에 한계를 느끼고 삼성 파운드리를 선택한 것은 이러한 ‘낙수효과’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구글, 퀄컴과 같이 이미 삼성전자와 거래 경험이 있는 회사들은 다시 한번 삼성 파운드리에 접근할 가능성이 크며, AMD 또한 HBM 협력을 통해 삼성 파운드리와의 관계를 확장할 수 있습니다. 높은 마진율을 확보하기 어려운 기업들에게는 TSMC의 대안을 찾는 것이 필수적이며, 삼성은 이들에게 매력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최근 미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부활하고 있는 인텔 파운드리가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은 예의주시해야 할 변수입니다.

AI 반도체 시장의 지각변동: 구글 TPU와 에이직의 부상
AI 반도체 시장은 오랫동안 엔비디아 GPU의 독점적인 무대였습니다. 하지만 구글의 TPU 7세대 등장과 제미나이 3의 성공적인 학습 결과는 이러한 판도를 뒤흔들 강력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엔비디아가 단순한 반도체 제조사라면, 구글은 자체 설계한 TPU를 통해 제미나이라는 실제 결과물을 직접 선보이며 그 성능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칩 성능 비교를 넘어, 레퍼런스를 통해 시장의 무게 중심을 GPU에서 TPU, 아마존 트레이니움 같은 ‘에이직(ASIC, 주문형 반도체)’으로 이동시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와 친구들(TSMC, SK하이닉스)이 지배했던 시장이 이제 구글과 친구들(TSMC, 브로드컴)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구글 TPU용 HBM 공급사를 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의 치열한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됩니다.

침렛 시대의 도래와 패키징 기술의 중요성
에이직(ASIC) 진영은 엔비디아가 선호하는 빅다이(Big Die) 방식과 달리 ‘침렛(Chiplet)’ 트렌드에 매우 개방적입니다. 침렛은 하나의 큰 칩을 여러 개의 작은 조각으로 나누어 생산한 뒤, 나중에 하나의 큰 기판 위에 합쳐서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생산 수율을 높여 제조 단가를 낮추면서도 동등한 성능을 구현할 수 있어 미래 AI 반도체 생산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쪼개진 칩들을 하나로 통합하기 위해서는 고도화된 패키징 기술이 필수적이며, 특히 삼성전기의 패키지 기판은 물론, 기존 인터포저보다 저렴하고 효율적인 글래스 기판(Glass Substrate)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입니다. AI 반도체 시장의 패러다임이 GPU에서 에이직으로, 그리고 다시 침렛 기반의 패키징 기술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삼성전기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