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희토류, 유럽 경제의 숨통을 조이다
유럽 경제가 중국 의존의 늪에 깊이 빠져들고 있다는 소식, 알고 계셨나요? 특히 현대 산업의 핵심 원료인 ‘희토류’ 문제는 심각합니다. 희토류는 크게 ‘중희토류’와 ‘경희토류’로 나뉘는데, 중희토류는 원자번호가 높고 더 희귀하며 채굴이 어려운 반면, 경희토류는 원자번호가 낮고 비교적 흔한 편입니다. 현재 유럽은 중희토류를 100%, 경희토류를 85%나 중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는 엔진, 배터리, 자석, 스크린, 광학 기기 등 첨단 산업 전반에 걸쳐 중국의 ‘목줄’을 잡고 있는 상황과 다름없습니다. 중국은 지난 4월 희토류 수출 허가제를 도입한 데 이어, 10월에는 관련 기술 및 장비까지 수출 통제를 확대하며 유럽을 더욱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유럽의 자동차, 배터리, 방위 산업, 풍력 에너지 산업 등 핵심 분야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유럽은 공급망 다변화와 재활용을 모색하고 있지만, 희토류의 편재성과 재활용 물량의 한계로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2. 기울어진 운동장: 유럽-중국 무역 불균형 심화
유럽과 중국 간의 무역 불균형은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EU는 미국, 영국에 이어 중국이 세 번째 주요 수출 대상국이지만, 수입에 있어서는 중국이 압도적인 1위입니다. 이는 EU가 중국에 수출하는 양보다 수입하는 양이 훨씬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EU는 중국에 2,133억 유로를 수출한 반면, 5,178억 유로를 수입하며 막대한 무역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더욱이 중국에서 유럽으로 들어오는 품목은 스마트폰, 전기차와 같은 고부가가치 상품이 주를 이루는 반면, 유럽에서 중국으로 가는 것은 올리브유나 술과 같은 1차 산업 제품이 많습니다. 일례로 유럽 성인 약 7천만 명이 중국산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유럽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3분의 1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아일랜드와 룩셈부르크를 제외한 모든 EU 회원국이 중국과의 무역에서 적자를 보고 있는 실정이며, 지난 10년간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102% 증가했지만, 중국으로의 수출은 47% 증가에 그쳐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습니다.

3. 유럽 자동차 산업, 중국 전기차의 거센 도전에 직면하다
유럽의 상징과도 같았던 자동차 산업 역시 중국 전기차의 거센 도전에 직면했습니다. 유럽은 전기차 전환의 흐름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했고, 그 사이 중국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럽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중국 전기차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5.1%로, 이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전체 시장 점유율과 맞먹는 수준입니다. 특히 중국의 대표 전기차 기업 BYD는 지난해 대비 4.1배 성장하며 유럽 내 판매량을 급증시키고 있습니다. 미국이 200%가 넘는 상계관세로 중국 전기차의 자국 시장 진입을 막은 것과 달리, 유럽은 희토류 의존 문제 때문에 중국의 보복을 우려하여 강력한 관세를 부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유럽 자동차 산업에 ‘양면 타격’으로 작용합니다. 중국 경제 둔화로 현지 판매량이 감소하는 동시에, 유럽 내에서도 중국 전기차와의 경쟁 심화로 입지가 좁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높은 에너지 비용 또한 유럽 내 생산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4. 배터리 및 태양광 시장, 중국의 압도적 지배력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시장과 친환경 에너지의 상징인 태양광 시장 또한 중국의 압도적인 지배 아래 놓여 있습니다. 세계 1위 배터리 기업인 중국 CATL은 2019년 유럽 시장 점유율 1%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놀랍게도 35%까지 급성장했습니다. 다른 중국 배터리 기업들까지 합하면 유럽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의 중국 점유율은 이미 40%를 넘어섰습니다. 태양광 시장은 더욱 심각하여, 중국의 점유율이 무려 97\~98%에 달하며 유럽 내 자체 제조 역량은 거의 소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러한 지배력은 중국 기업들의 대규모 생산을 통한 원가 경쟁력, 상대적으로 낮은 환경 규제, 그리고 폴리실리콘에서 모듈까지 이어지는 태양광 산업의 수직 계열화 덕분입니다. 유럽 기업들은 소규모 생산과 엄격한 환경 규제로 인해 중국 기업들의 파상 공세를 막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5. 유럽 경제의 미래와 글로벌 다극체제의 위협
이러한 중국 의존 심화는 유럽 경제 전반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자동차 산업은 폭스바겐이 2030년까지 3만 5천 개의 일자리를 줄이고 미국 투자를 늘리는 등 구조조정을 겪고 있으며, 100년 역사의 포드 쾰른 공장도 파업에 직면했습니다. 높은 에너지 비용은 유럽의 제조업 경쟁력을 더욱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유럽 경제가 흔들리면서 세계 경제의 무게추는 미국과 중국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강한 유럽은 국제 질서의 ‘다극체제’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현재와 같은 유럽의 부진은 이러한 균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유럽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경제와 지정학적 안정성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유럽의 중국 의존도 심화 문제는 우리 모두가 주시해야 할 중요한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