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식품 혁명의 시작, 그리고 갑작스러운 추락
한때 환경을 구원할 혁명적인 식품으로 불리며 미래 식탁의 표준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받았던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식물성 대체육을 선보인 비온드미트(Beyond Meat)인데요. 상장 첫날 주가가 163% 폭등하고 유명 인사들의 대규모 투자까지 이어지며 화려하게 등장했죠. 훈제 향과 실제 고기 같은 식감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식물성 대체육은 새로운 식품 혁명의 시작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 화려함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한때 239달러까지 치솟던 주가는 현재 1달러 수준으로 폭락했고, 매출 감소와 대규모 감원, 공장 폐쇄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환경 보호와 탄소 저감이라는 거대한 명분은 왜 대중을 설득하지 못했을까요? 오늘은 비온드미트의 흥망성쇠와 식물성 대체육 산업이 직면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기후 위기 시대의 새로운 대안, 대체육의 부상
2010년대 후반,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와 탄소 배출 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축산업은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었습니다. 고기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탄소 배출은 전 세계적인 과제였죠.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 비온드미트를 포함한 식물성 대체육 스타트업들이 등장했습니다. 이들은 식물성 우유 시장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며, 비건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을 위한 대체육을 목표로 했습니다. 콩을 주재료로 열과 압력을 가해 고기 섬유를 만들고, 발효 기술로 고기의 질감을 모방했으며, 비트즙으로 실제 육즙과 같은 단면을 구현해냈죠. 북미 시장에서 식물성 우유가 전체 우유 시장의 13%를 차지하는 것처럼, 육류 시장의 10%만 확보해도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거대 산업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환경을 위한 소비라는 스토리가 더해져 비온드미트는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경제 위기와 건강 인식 변화, 대체육 시장의 발목을 잡다
하지만 비온드미트의 화려한 성장세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러우 전쟁 이후 전 세계적인 물가 폭등과 금리 인상은 낮은 금리에 기대어 투자를 이어왔던 비온드미트에게 치명타가 되었습니다.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것은 물론, 치솟는 물가는 소비자들의 지갑을 닫게 만들었죠. 비온드미트 제품은 환경 보호라는 명분과 새로운 경험이라는 가치에도 불구하고, ‘고기보다 비싼 고기 대체품’이라는 사치품적인 특징 때문에 불경기에 외면당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건강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핵심 고객층이 이탈했다는 점입니다. 한때 건강한 선택지로 여겨졌던 식물성 대체육이, 고기 맛을 내기 위해 수많은 첨가물과 가공 과정을 거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초가공 식품’이라는 오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2020년대의 건강 트렌드가 ‘초가공 식품 피하기’와 ‘저탄수화물’이었던 만큼, 이는 대체육 소비 감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여기에 육류 업계의 적극적인 마케팅까지 더해지며 식물성 고기가 진짜 고기보다 몸에 안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악순환이 이어졌습니다.

식물성 우유와 다른 대체육의 현실, 그리고 이상주의의 퇴조
식물성 대체육은 성공적인 식물성 우유의 전철을 밟고 싶어 했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식물성 우유는 유당 불내증이라는 강력한 소비자 니즈를 충족하며 일반 우유보다 비쌈에도 불구하고 ‘더 건강한 선택’이라는 인식을 성공적으로 심어주었습니다. 반면 대체육은 ‘더 비싸지만 더 좋은 제품’이라는 확신을 소비자에게 주지 못했습니다. 환경과 지속가능성이라는 명분만으로는 비싼 가격을 정당화하기에 역부족이었죠. 또한 2010년대의 진보적 가치와 사회적 책임이 중요시되던 시대정신은 2020년대 들어 코로나 팬데믹, 전쟁,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현실적이고 회의적인 분위기로 바뀌었습니다. 당장 장바구니 물가가 중요한 상황에서 지구를 위한 추상적인 소비 메시지는 더 이상 설득력을 갖기 어려워진 것입니다.

맛과 가격, 그리고 배양육의 등장: 대체육의 미래는?
비온드미트를 비롯한 대체육 기업들은 현재 맛과 가격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진짜 고기만큼 맛있지 않고, 가격은 더 비싼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대체육을 선택할 이유를 찾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업계는 시장이 커지면 생산비가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오히려 가격이 낮아져야 시장이 커진다는 기본 전제를 간과했습니다. 더욱이 이제는 ‘배양육’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했습니다. 배양육은 실험실에서 진짜 고기를 키워내므로 맛과 식감 면에서 식물성 대체육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으며, 탄소 배출 감소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배양육이 상업화된다면 식물성 대체육은 존립 자체를 위협받을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불과 10년 전 식물성 식단이 건강 트렌드였지만, 지금은 초가공 식품을 멀리하고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방향으로 건강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문제는 대체육이라는 카테고리 그 자체일지도 모릅니다. 식물성 식단을 원한다면 굳이 고기 맛을 흉내 낸 가공식품이 아닌 다른 자연식품을 선택할 테니 말이죠. 비온드미트는 지금 기로에 서 있습니다.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사라질지, 아니면 전혀 다른 해법을 찾아 부활할지, 그들의 다음 선택이 대체육 시장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