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천역 광장에 드리운 그림자: 인터넷 방송, 그 빛과 어둠
대한민국의 수많은 도시 중심지 중, 유독 부천역 광장은 최근 몇 년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활기 넘치던 이곳이 인터넷 방송 BJ와 유튜버들의 ‘성지’로 변모하면서, 시민들의 일상은 물론 지역 상권까지 흔들리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데요. 과연 부천역 광장은 왜 BJ들의 주요 무대가 되었을까요? 그리고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단순한 ‘방송 활동’을 넘어 어떤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을까요? 직접 현장을 찾아 그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왜 부천역인가? BJ들의 ‘성지’가 된 이유
부천역 서측 광장은 넓은 데크 구조로 되어 있어, 공연이나 행사를 진행하기에 최적의 장소처럼 보입니다. 이러한 지형적 특성은 인터넷 방송인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서로 모여 방송하고, 합방을 통해 시너지를 내며, 더 많은 시청자와 후원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한때는 너무 많은 BJ들이 줄지어 방송을 해 ‘부천역 전기줄’이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곳에 모이면 더 재미있는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기회가 많다는 것이 BJ들이 부천을 찾는 주된 이유였습니다.

상인과 시민의 한숨: 잃어버린 일상과 상권
그러나 BJ들의 활발한 활동은 지역 상인들과 시민들에게는 고통 그 자체였습니다. 밤낮없이 이어지는 고성방가, 선정적인 춤, 노숙자들과의 갈등,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는 상권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했습니다. 인터뷰에 응한 한 상인은 “BJ들 때문에 손님 발길이 끊겨 죽을 맛”이라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실제로 고객들이 방송 화면에 찍히고 싶지 않아 아예 다른 길로 돌아가거나, 상점 이용을 꺼리는 경우가 늘어나 임대료 하락과 폐업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심지어 BJ 관련 다툼으로 인한 칼부림이나 자살 시도 같은 충격적인 사건들까지 발생했다고 합니다.

부천시의 노력, 그러나 현행법의 한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부천시는 단속에 나섰습니다. BJ들이 앉아서 방송하기 좋았던 볼라드나 무대 등 지형지물을 제거하고, 자율 방범 연합, 주민 자치회 등 지역 단체들과 협력하여 캠페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경찰도 순찰을 강화하고 있지만, 현행법상으로는 BJ들의 방송 활동 자체를 막기 어렵다는 한계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고성방가나 싸움 등 명백한 불법 행위에 대해서만 단속이 가능하며, 방송 내용 규제는 거의 불가능한 실정입니다. 이에 부천시는 지역 국회의원들과 협력하여 특사경 제도 도입이나 방송 금지법 마련 등 법적 장치를 강구 중입니다.

끝나지 않는 논란, 그리고 미래는?
물론 시의 노력으로 과거보다 BJ들의 수가 줄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이들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경찰이 단속하면 신중동이나 상동 등 인근 지역으로 옮겨가 방송을 이어가는 ‘풍선 효과’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일부 BJ들은 경찰과의 실랑이나 시민과의 갈등 상황까지 방송 콘텐츠로 활용하며 후원금을 유도하는 등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디지털 콘텐츠 창작의 자유와 공공장소에서의 질서 유지라는 두 가지 가치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천역 광장. 이곳의 갈등이 어떻게 해소될지, 그리고 건강한 인터넷 방송 문화와 시민들의 평화로운 공존이 가능할지,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숙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