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서울, 꿈과 현실의 교차로에서
“다녀오겠습니다” 매일 이른 새벽, 경기도 수원에서 서울 직장까지 두 시간을 오가는 청하 씨의 하루는 만원 지하철에서 시작됩니다. 총 44개의 역을 지나 서울에 도착할 때쯤이면, 이미 몸과 마음은 지쳐있죠.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청하 씨처럼 매일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무려 125만 명에 달하며, 하루 평균 1시간 15분을 통근에 소모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고된 출퇴근길을 감수하는 이유는 단 하나, ‘하고 싶은 일’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대기업의 74%, 지식 서비스 업종의 80%가 수도권에 밀집해 있다는 사실은, 청년들이 꿈을 펼치기 위해 기꺼이 긴 여정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2. 희생으로 채워지는 서울의 청춘, ‘느린 삶’의 선택
물가 높은 서울에서 자취하는 대학생 수현 씨의 삶은 아르바이트의 연속입니다. 낮에는 수업, 저녁에는 두 개의 아르바이트를 하며 빠듯하게 생활합니다. 보증금 천 단위가 기본인 서울의 높은 주거 비용은, 고향 김해와 비교하면 10배 이상 차이가 나죠. 결혼과 출산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자신의 한 몸 건사하기도 바쁘다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는 비단 수현 씨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주변 친구들 또한 ‘자기 계발이나 미래에 투자하는 것’을 선택하며 ‘느린 삶(slower life)’ 전략을 택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는 인구 밀도가 높은 환경에서 생존 본능이 번식 본능을 앞선다는 인구학자들의 연구 결과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서울에서의 삶은 기회가 많지만, 그만큼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현실을 마주하게 합니다.

3. 지역 청년의 불안감, 기회는 서울에만 머무는가?
창원에서 미디어 관련 학과 졸업을 앞둔 송희 씨는 서울로 면접을 보러 가는 데 왕복 교통비만 10만 원 가까이 듭니다. 숙소와 식비까지 합하면 20만 원이 훌쩍 넘죠. 지역에는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가 부족해 결국 서울로 향해야 하는 현실은 많은 지역 청년들의 공통된 고민입니다. 특히 제조업 중심의 지역 일자리는 남성에게 편중되어 있어, 고학력 여성 청년들은 더욱 서울로 이탈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지난 5년간 창원에서 3만 5천여 명의 청년 인구가 감소하고, 같은 기간 서울의 여성 청년 인구는 증가했다는 통계는, 지역의 청년들이 꿈을 찾아 수도권으로 향하는 슬픈 현실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4. 인구 밀도와 저출산: 피할 수 없는 악순환의 고리
서울로 인구가 집중되면서 발생하는 문제는 비단 개인의 고단한 삶만이 아닙니다.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일수록 출산율이 낮아지는 현상은 이미 전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홍콩, 대만, 싱가포르와 같은 도시국가들은 낮은 출산율을 보이며, 국내에서도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서울이 가장 낮은 합계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0.63명). 18세기 인구학자 맬서스는 인구 밀도가 높아지면 한정된 자원 안에서 경쟁이 과열되고, 생존 본능이 번식 본능을 압도하여 출산율이 낮아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현대 인구학 연구 또한 밀도와 출산율 사이에 강력한 연관성이 있음을 밝히며, 혼잡한 환경에서 사람들은 자녀를 낳는 것보다 자기 계발과 미래 투자에 집중하는 경향이 크다고 분석합니다. 이는 수도권 과밀이 저출산과 지방 소멸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5.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해법, 지역균형발전
그렇다면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방법은 없을까요? 서울에서 강원도 원주로 출퇴근하는 현상 씨 가족은 서울의 높은 주거 비용을 감당하기보다, 지역에서 넓고 안정적인 보금자리를 선택하며 삶의 만족도를 높였습니다. 이는 우리가 직면한 문제의 중요한 해법 중 하나를 보여줍니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이 선호할 만한 직업군’을 중심으로 지역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단순히 인프라를 늘리는 것을 넘어, 청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지역에 만들어야 합니다. 이는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저출산 문제를 완화하고, 수도권 집중 현상을 해소하며, 지방 소멸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이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행복하게 공존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위해, 이제는 서울이 아닌 ‘전국’에서 희망을 찾을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