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엇갈린 풍경, 북적이는 인천과 텅 빈 지방
해외여행의 설렘을 안고 인천공항에 들어서는 순간, 북적이는 인파와 활기찬 면세점 풍경에 대한민국 경제가 살아났음을 실감합니다. 하지만 시선을 돌려 지방으로 향하면, 마치 평행 우주처럼 믿을 수 없는 풍경이 펼쳐집니다. 텅 빈 활주로, 손님 없는 대합실, 그리고 불 꺼진 상점들. 우리는 지금 ‘유령 공항’이라는 소름 돋는 현실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수십, 수백억 원의 혈세가 매년 허공으로 사라지는 이 비극적인 상황, 과연 누구의 책임일까요? 오늘은 정치인들이 애써 외면하는 유령 공항의 민낯과 그 숨겨진 진실을 낱낱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2. 만성 적자의 늪, 지방 공항의 현주소
현재 한국 공항공사가 관리하는 14개 지방 공항 중 김포, 김해, 제주를 제외한 11곳이 매년 만성적인 적자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특히 전라남도의 무안 국제공항은 개항 후 수천억 원이 투입되었음에도 최근 5년간 1천억 원 이상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국제공항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국제선 이용객은 손에 꼽을 정도이며, 심지어 텅 빈 공항 버스에 혈세 수억 원을 지원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강원도 양양 국제공항 역시 2002년 개항 이후 500억 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하며 ‘좀비 공항’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지역 항공사 ‘플라이강원’을 설립하며 부활을 꿈꿨지만 4년 만에 파산하며 이 비극은 다시 반복되었습니다. 이 모든 적자는 김포, 김해, 제주 공항의 흑자로 메꾸는 ‘교차 보전’ 방식으로 충당되고 있으며, 결국 우리의 세금이 밑 빠진 독에 쏟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3. 비상식적인 정책 결정과 정치적 셈법
대한민국은 KTX로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으로 연결된 좁은 땅덩어리입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KTX로 2시간 반이면 도착하는데, 굳이 공항까지 이동하고 수속을 밟아 비행기를 타는 비효율적인 선택을 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상식적으로 항공 수요는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한편으로는 수조 원을 들여 고속 철도망을 깔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지역 주민의 이동권 보장이라는 명분 아래 수천억 원을 들여 공항을 짓고 있습니다. 무안공항 지하에 KTX 역사를 짓는 기막힌 팀킬 정책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러한 비합리적인 결정 뒤에는 정치인, 건설사, 지역 유지들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 ‘이권 카르텔’이 존재합니다. 경제성 분석 결과가 뻔히 낮게 나올 것을 알기에 ‘예비 타당성 조사’까지 특별법으로 면제시켜 버리는 행태는 민주주의 국가의 시스템을 무력화시키는 위험한 시도입니다.

4. 미래 세대에게 떠넘겨질 28조 원의 청구서
과거의 실패를 반성하기는커녕, 대한민국은 현재 28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부산 가덕도 신공항, 전북 새만금 신공항, 울릉도 공항 등 약 10개의 신규 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민 1인당 54만 원에 달하는 이 막대한 비용은 바다를 메우고 산을 깎는 데 사용될 예정이며,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라는 편법으로 경제성 논란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이미 전 세계가 비웃었던 새만금 잼버리 부지에 또다시 활주로를 짓겠다는 계획은 경제학 교과서를 찢어버리는 수준의 중복 투자입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인구 절벽’ 현상입니다. 출산율 0.6명대의 초저출산 국가에서 지방 도시는 소멸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사람이 없는데 누가 비행기를 타고 공항을 이용할까요? 유령공항은 단순한 낭비를 넘어 국민을 기만하고 미래 세대의 등골을 빼먹는 국가적 범죄에 가깝습니다. 지금이라도 이 폭주를 멈추지 않는다면, 스페인과 일본의 사례처럼 국가 재정 파탄이라는 재앙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의 세금이 허공으로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이제는 우리가 목소리를 낼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