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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과학 / 사회

잠자는 백두산, 혹은 깨어나는 지구의 심장: 화산 활동의 모든 것

작성자 mummer · 2025-12-13
1. 백두산, 고요 속에 숨겨진 위협

1. 백두산, 고요 속에 숨겨진 위협

2025년 백두산 폭발 가능성이라는 소문,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과연 백두산은 언제쯤 다시 활동을 시작할까요? 사실 백두산은 지금 당장 분출해도 이상할 것이 없고, 반대로 100년간 고요해도 이상하지 않은, 예측하기 어려운 화산입니다. 과거 역사 문헌에 의존해 분화 주기를 추측하고 있지만, ‘하늘에서 재가 떨어지고 서쪽 하늘이 붉게 물들었다’와 같은 단편적인 기록들만이 남아있을 뿐입니다. 공식적으로는 15세기 이후 세 차례의 폭발이 기록되어 있으며, 특히 서기 946년에 발생한 천년 대분화는 발해 멸망의 원인으로 지목될 정도였습니다. 이 거대한 분화는 남한 면적을 1미터 두께의 화산재로 덮을 만한 규모였지만, 놀랍게도 당시 한반도 남부에서는 화산재가 전혀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분화 시 화산재가 성층권까지 치솟아 서편 제트기류를 타고 동쪽, 주로 일본 홋카이도까지 이동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작은 규모의 분화는 대류권 안에서 계절풍의 영향을 받아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단 2mm의 화산재만 쌓여도 남한의 사회 시스템이 완전히 마비될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입니다.

2. 끓어 넘치는 마그마, 혹은 펑 터지는 뻥튀기? 화산 분화의 다양한 얼굴

2. 끓어 넘치는 마그마, 혹은 펑 터지는 뻥튀기? 화산 분화의 다양한 얼굴

화산은 모두 같은 모습으로 폭발하지 않습니다. 마그마의 점성과 가스 함량에 따라 분화 형태가 크게 달라지는데요. 아이슬란드나 하와이에서 볼 수 있는 용암은 점성이 낮고 가스가 쉽게 빠져나가 마치 끓어넘치는 물처럼 완만하게 흘러내립니다. 이런 화산은 끊임없이 분화하지만 대형 참사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뭅니다. 하지만 백두산과 같은 점성이 매우 높은 마그마는 마치 뻥튀기 기계 속 옥수수 알갱이처럼 가스를 가둬둡니다. 이 가스들이 지표 가까이 올라와 압력이 낮아지거나 틈이 생기면, 억눌려 있던 가스가 한순간에 팽창하며 ‘뻥!’ 하고 폭발적인 분화를 일으키는 것이죠. 이런 폭발은 ‘규장질 용암’이라고 불리는 립스틱처럼 단단한 물질을 분출하기도 하며, 단순히 붉은 용암이 흐르는 것이 아닌, 거대한 암석과 화산재를 하늘로 치솟게 만듭니다. 우리는 흔히 붉게 흐르는 용암만을 떠올리지만, 진정으로 위험한 화산은 고요히 가스를 응축하며 때를 기다리는 ‘참다가 터지는’ 화산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3. 지구 깊은 곳의 비밀: 마그마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움직이는가?

3. 지구 깊은 곳의 비밀: 마그마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움직이는가?

그렇다면 땅속 깊은 곳에서 이 모든 것을 일으키는 ‘마그마’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우리가 흔히 ’10벌건 마그마’라고 상상하지만, 사실 마그마는 땅속 암석이 녹아 만들어진 액체 상태의 물질을 지칭하며, 지표 밖으로 나오면 ‘용암’이라고 불립니다. 마그마는 마치 샴페인처럼 다량의 가스(주로 물)를 녹여 함유하고 있습니다. 이 마그마는 세 가지 주요 방식으로 생성됩니다. 첫째, 맨틀 심부의 뜨거운 물질이 상승하여 맨틀 하부를 녹이는 경우입니다. 둘째, 압력이 감소하여 암석의 녹는점이 낮아지는 경우로, 해령(대양 중앙 해저산맥)과 같이 판이 벌어지는 곳에서 가장 활발하게 일어납니다. 지구 전체 마그마의 90%가 이곳에서 생성되죠. 셋째, 물이 첨가될 때입니다. 바닷물이나 함수 광물이 지구 내부로 들어가면 암석의 녹는점을 낮춰 마그마 생성을 촉진합니다. 이렇게 생성된 마그마는 주변 맨틀보다 밀도가 낮아 마치 열기구처럼 천천히 지표를 향해 상승합니다. 맨틀이 고체임에도 불구하고 장시간에 걸쳐 아주 느리게 변형되어 유체처럼 움직이며 마그마의 상승 공간을 내어주는 것이죠.

4. 판구조론과 화산: 지구의 끊임없는 움직임

4. 판구조론과 화산: 지구의 끊임없는 움직임

지구상에서 화산 활동이 가장 활발한 곳은 바로 ‘판의 경계’입니다. 태양계에서 유일하게 판 구조 운동이 일어나는 지구는 거대한 지각판들이 맨틀 위를 뗏목처럼 떠다니며 서로 만나고, 찢어지고, 부딪히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판이 찢어지는 곳에서는 밑에서 물질이 올라와 빈 공간을 메우려 하면서 압력이 낮아져 마그마가 생성됩니다. 이는 마치 뜨거운 마그마가 이미 있어서 판이 열리는 것이 아니라, 판이 열리기 때문에 마그마가 형성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는 놀라운 역설을 보여줍니다. 지구상 화산의 99.999%가 판의 경계부에 위치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판의 움직임과 마그마의 생성은 서로 필수적으로 결부되어 지구의 끊임없는 지질 활동을 만들어내며, 이는 ‘맨틀 대류가 판 운동을 유발했는가, 아니면 판 운동에 의해 대류가 지속되는가’와 같은 지질학계의 흥미로운 논쟁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5. 화산 분출물이 가져오는 재앙: 부석, 화산재, 그리고 화쇄류

5. 화산 분출물이 가져오는 재앙: 부석, 화산재, 그리고 화쇄류

화산이 분출할 때 나오는 것은 붉은 용암만이 아닙니다. 다양한 형태의 물질들이 함께 뿜어져 나오는데, 그중 ‘부석’은 마그마 안에 녹아 있던 물이 갑자기 팽창하면서 돌을 팝콘처럼 부풀려 만든 것으로, 매우 가벼워 물에 둥둥 뜰 정도입니다. 백두산 근처 강가에서 부석이 발견되기도 하며, 울릉도에서도 유사한 부석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두려운 것은 ‘화쇄류’입니다. 이는 뜨거운 화산재와 가스가 섞여 중력에 의해 산비탈을 따라 시속 수백 km의 속도로 흘러내리는 재앙적인 현상입니다. 기원후 79년 폼페이를 덮친 베수비오 화산의 화쇄류는 시속 160km에 달했으며, 700도의 고열로 모든 것을 태우고 심지어 화산재를 다시 녹여 용암처럼 흐르게 만들 정도였습니다. 화쇄류가 발생하면 눈앞에서 그 방향이 내 방향임을 인지하는 순간 이미 운명이 결정될 정도로 빠르고 파괴적입니다.

6. 화산 활동이 지구와 인류에 미친 영향: 탐보라산의 교훈

6. 화산 활동이 지구와 인류에 미친 영향: 탐보라산의 교훈

화산 활동은 지역적인 재앙을 넘어 지구 전체의 기후와 인류 문명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1815년 인도네시아 탐보라산의 분화는 백두산 천년 대분화의 약 10배에 달하는 화산재를 분출하여 북반구 전체의 대기를 가려버렸습니다. 이로 인해 3년 동안 북반구에 ‘여름 없는 해’가 찾아왔고, 유럽과 조선 시대의 기록에도 대기근이 나타날 정도로 전 세계적인 식량 위기를 초래했습니다. 당시 4,000미터였던 탐보라산의 높이가 분화 후 2,600미터로 줄어들고 직경 10km의 거대한 칼데라가 형성될 정도로 엄청난 폭발이었습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이처럼 ‘지붕이 날아가버린’ 칼데라 화산은 압력을 가둬둘 수 없어 오히려 대규모 폭발보다는 꾸준히 물질을 흘려보내는 형태로 활동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화산은 그 자체로 거대한 지질학적 힘이자, 지구의 역사와 인류의 삶에 깊은 흔적을 남겨온 경이로운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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