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로 위를 떠도는 ‘좀비’, 과연 무엇 때문일까요?
길을 걷다 비틀거리거나, 지하철에서 몸을 가누지 못해 쓰러지는 사람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이 기이한 현상 뒤에는 충격적인 진실이 숨겨져 있습니다. 바로 ‘좀비 담배’의 등장인데요. 최근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이 전자담배는 액상에 마취제 성분인 ‘에토미데이트’를 섞어 사용하며, 사용자들을 말 그대로 ‘좀비’처럼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판매 일당이 적발되며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는 이 ‘좀비 담배’, 과연 그 실체는 무엇일까요?

마취제 ‘에토미데이트’, 대체 어떤 약물일까?
그렇다면 ‘좀비 담배’의 핵심 성분인 에토미데이트는 어떤 약물일까요? 주로 마취과나 응급실에서 빠르고 안정적으로 의식을 떨어뜨리는 데 사용되는 전신 마취제로, 원래는 비교적 안전하다고 알려진 의약품입니다. ‘제2의 프로포폴’이라고도 불리죠. 종종 펜타닐 투약자의 ‘좀비’같은 모습과 비교되기도 하지만, 사실 에토미데이트와 펜타닐은 완전히 다른 약물입니다. 펜타닐이 강력한 진통제인 반면 에토미데이트는 마취제로, 우리 몸에 작용하는 방식도 다릅니다. 펜타닐이 몸을 앞으로 꺾은 채 멈춰 서게 한다면, 에토미데이트는 오히려 균형을 잃고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게 하거나 경련을 일으키는 등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급증하는 오남용 사례, 결국 마약류로 지정되다
에토미데이트는 원래 주사제로 사용되어 용량 조절이 철저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이를 전자담배 액상 형태로 흡입하면 용량을 가늠하기가 불가능해져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합니다. 흡입량이 급격히 늘어나 체내 농도가 높아지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고, 우리가 목격하는 ‘좀비’ 같은 현상이 바로 이러한 무분별한 용량 과다의 결과입니다. 이러한 위험성 때문에 국내에서는 2024년 54건이었던 에토미데이트 검출 건수가 2025년 3분기까지 무려 197건으로 급증했으며, 결국 정부는 올해 8월 에토미데이트를 마약류로 정식 지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주사가 아닌 전자담배 형태라는 이유로 마약이라는 인식이 떨어져 더욱 쉽게 접근하게 만드는 것이 문제입니다.

청소년까지 노리는 은밀한 유혹, 신종 마약의 그림자
더욱 심각한 문제는 ‘좀비 담배’가 청년층은 물론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향이 거의 없고 외형도 일반 전자담배와 크게 다르지 않아 겉모습만으로는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온라인 커뮤니티, SNS, 심지어 다크웹을 통해 은밀하게 거래되면서 호기심만으로도 쉽게 접근할 수 있어 그 위험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한 번 마약 시장에 자리를 잡은 이러한 제품들은 화학 구조를 조금씩 변형한 유사체들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며, ‘프로폭세이트’와 같은 에토미데이트 유사체들 역시 남용 사례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꼬리 잡기처럼 계속해서 새로운 신종 마약들이 등장하게 되는 악순환을 야기합니다.

단 한 번의 호기심이 부르는 재앙: 중독과 영구적 뇌 손상
에토미데이트의 남용은 단순히 몸을 가누지 못하게 하는 것을 넘어 심각한 부작용을 동반합니다. 의존성과 중독 현상은 물론, 반복적인 중추신경 억제로 인한 신체적 합병증, 그리고 영구적인 뇌 손상까지 초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예측 불가능한 행동과 사고 발생 위험을 크게 높여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의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습니다. 끊임없이 진화하며 우리의 일상을 파고드는 신종 마약들. ‘마약과의 전쟁’은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처럼 느껴지지만, 단 한 번의 호기심이라도 절대 허용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모두의 경각심과 사회적 관심만이 이 치명적인 유혹으로부터 우리 자신과 소중한 이들을 지켜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