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론: 세계에서 가장 빠른 배송 국가를 아시나요?
오늘 시킨 물건이 내일 도착하는 ‘새벽 배송’이 이제는 너무나 당연한 일상이 된 대한민국. 우리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배송 속도를 경험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배송 시스템을 갖춘 나라가 어디인지 아십니까? 놀랍게도 그 답은 인프라가 아직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인도’입니다. 인도는 지금 10분 만에 물건을 배달하는, 상상을 초월하는 ‘퀵커머스’ 혁명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혁명의 비밀은 무엇일까요? 지금부터 그 놀라운 이야기를 함께 파헤쳐 보겠습니다.

인도의 ‘퀵커머스’: 계란 삶는 시간보다 짧은 배송
인도의 신생 기업들은 ‘계란을 삶는 시간보다 더 짧은 시간 안에 거의 모든 것을 집 앞까지 배달해 드립니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생필품은 물론, 가전제품, 심지어 황금까지 10분 내 배송을 약속합니다. 당근 1kg부터 마스카라, 이쑤시개 하나까지 10분에서 길어야 20분 안에 받아볼 수 있는 이 ‘퀵커머스’는 인도 상거래 시장에 가히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아마존, 월마트와 같은 글로벌 공룡들과의 경쟁 속에서 인도의 퀵커머스 업체들은 수조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바이오 휴머노이드’의 힘: 거대한 인구와 저렴한 인건비
이러한 10분 배송이 가능한 비결은 무엇일까요? 드론이나 로봇이 아닌, 바로 ‘사람’입니다. 인도는 현재 전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이며, 향후 10년간 8,400만 명의 신규 청년들이 노동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높은 청년 실업률과 낮은 1인당 GDP로 인해 저렴한 인건비로 대규모 인력 고용이 가능합니다. 2030년에는 2,350만 명의 배달 라이더가 활동할 것으로 예측될 정도로, 인도는 서구권이 인건비 문제로 포기했던 ‘라스트 마일’ 배송의 난제를 ‘바이오 휴머노이드’, 즉 인간의 힘으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전략적 ‘다크스토어’와 압도적인 도시 밀집도
인도의 10분 배송은 엄청난 수의 ‘다크스토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고객 없는 무인 매장인 다크스토어는 3km 반경 내에 하나씩 배치되어, 도시 인구의 80%가 집에서 반경 3km 내에 다크스토어를 접할 수 있게 합니다. 주문이 들어오면 라이더는 1분 30초 안에 상품을 픽업해 달려나가며, AI를 활용해 빠르게 팔리는 상품을 입구 가까이에 배치하는 등 효율성을 극대화합니다. 또한, 미국과 달리 높은 인구 밀집도를 자랑하는 인도 대도시의 특성상 배송 거리가 짧아 초고속 배송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130년 역사의 ‘다바왈라’, 배달 문화의 뿌리
인도의 배달 문화는 결코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닙니다. 130년 넘게 뭄바이 직장인들에게 점심 도시락을 배달해 온 ‘다바왈라(Dabbawala)’라는 전통적인 배달 시스템이 그 뿌리입니다. 뭄바이의 ‘다바왈라’들은 문맹임에도 불구하고 도시락 뚜껑의 기호만으로 600만 번 중 한 번의 실수율로 정확하게 배송하며, 시간 엄수를 생명처럼 여깁니다. 이러한 다바왈라의 철저한 직업의식과 복잡한 배송 시스템은 인도의 퀵커머스 기업들에게 강력한 영감과 기반이 되어, ‘기술 기반 다바왈라’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입니다.

멈출 수 없는 편리함, 성장통을 겪는 혁명
인도 교수의 말처럼 ‘더 큰 편의성은 일방 통행’입니다. 10분 배송을 한 번 경험하면 그 누구도 하루, 이틀 걸리는 배송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아마존의 ‘느린’ 배송을 ‘참을 수 없다’고 여기는 인도인들의 인식이 이를 증명합니다. 물론, 이러한 초고속 성장은 ‘출혈 경쟁’이라는 그림자도 동반합니다. 퀵커머스 업체들은 막대한 적자를 감수하며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수십만 개의 지역 소상공인들이 문을 닫는 등 성장통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도의 퀵커머스 시장은 앞으로 10년 내 20배 성장을 전망하며,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