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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경제 / 사회 / 여행 / 정치

싸다고 좋은 게 아니다? 일본 경제 붕괴 시그널, 남의 일이 아닌 이유

작성자 mummer · 2025-12-18
엔저 현상, 과연 환호할 일일까?

엔저 현상, 과연 환호할 일일까?

최근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를 켜면 일본 여행 영상이 끊이지 않습니다. 오사카에서 타코야끼를 맛보고, 도쿄에서 명품 쇼핑을 즐기며, 후쿠오카에서 편의점을 털어오는 모습은 이제 흔한 풍경이 되었죠. 일본을 다녀온 이들 모두 입을 모아 말합니다. “와, 일본 물가 진짜 미쳤다! 한국 돈 몇 만 원도 안 나왔어!” 스시 오마카세가 한국 절반 가격이라니, 그야말로 ‘개이득’이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지금 일본은 전 세계 관광객들에게 거대한 바겐세일 행사장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 저렴한 물가가 한 국가가 서서히 질식해 가며 지르는 비명 소리라면 어떨까요? 우리가 싸다고 환호하는 그 뒤편에서 30년째 월급이 오르지 않아 사과 하나를 들었다 놓는 일본 서민들의 피눈물이 있다면요. 오늘 이야기는 단순히 여행 가기 좋다, 나쁘다 수준의 가벼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한때 세계 경제를 호령했던 일본이 어쩌다가 ‘싸구려 국가’라는 멸칭인 ‘칠드런 재팬’으로 불리게 되었는지, 그 소름 돋는 진실을 낱낱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한때 세계 2위였던 일본, 지금은?

한때 세계 2위였던 일본, 지금은?

냉혹한 현실부터 직시해야 합니다. 한때 일본은 1968년 서독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 대국에 올랐던 나라였습니다. 무려 반세기 동안 미국 다음가는 슈퍼파워였죠.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의 최근 발표는 충격적입니다. 일본의 명목 GDP는 2026년에 인도를 추월당해 세계 5위로 내려앉을 전망이며, 2030년이 되면 영국에게도 밀려 6위 이하로 추락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는 인도의 평균 연령이 28세인 ‘젊은 나라’인 반면, 일본의 평균 연령은 49세인 ‘늙은 거인’이라는 명확한 이유 때문입니다. 경제는 결국 인구의 에너지에서 시작되는데, 일본은 그 에너지가 완전히 고갈된 상태인 것이죠. 사람들은 이를 ‘잃어버린 30년’이라 부르지만, 전문가들은 이제 ‘잃어버린 40년’, ‘잃어버린 50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합니다. 특히 엔화 가치 하락으로 달러 환산 GDP가 순식간에 30%나 쪼그라든 것은 세계 시장에서 일본의 존재감이 지워지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엔저의 두 얼굴: 수출 대기업의 배불림과 서민들의 고통

엔저의 두 얼굴: 수출 대기업의 배불림과 서민들의 고통

‘아니 그래도 일본은 기술도 좋고 도요타 같은 대기업도 건재하잖아? 기업들이 수출해서 돈 많이 벌면 나라가 부자 되는 거 아니야?’ 이 질문은 일본 정부가 지난 10년 넘게 국민들을 가스라이팅했던 ‘아베노믹스’의 논리와 일치합니다. 돈을 무제한으로 찍어내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면, 일본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생겨 돈을 벌고, 그 돈이 직원 월급으로 이어져 경제가 부활한다는 이론이죠.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엔저 덕분에 일본 대기업들이 돈을 엄청나게 번 것은 사실이지만, 그 돈은 일본 국내로 흘러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지난 20년간 일본의 국내 투자는 고작 18% 늘었지만, 해외 투자는 무려 850% 폭증했습니다. 인구도 줄고 규제도 빡빡한 일본 대신 해외에 공장을 짓고, 해외에서 번 달러를 굳이 가치가 떨어진 엔화로 바꿔 국내로 들여올 이유가 없었던 것이죠. 결국 일본 대기업 장부에는 내부 유보금이 쌓여가지만, 국내 경제는 심각한 ‘돈맥 경화’ 현상을 겪고 있으며, 서민들의 실질 임금은 2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비극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움직일 수 없는 일본 중앙은행의 딜레마

움직일 수 없는 일본 중앙은행의 딜레마

‘물가가 오르고 엔화가 똥값이 되면 미국처럼 금리를 팍팍 올리면 되잖아? 왜 0.25%니, 0.5%니 하면서 찔끔거려서 욕을 먹어?’ 이 질문을 하셨다면, 일본 경제의 가장 아픈 급소를 정확히 찌르신 겁니다. 일본은 금리를 안 올리는 게 아니라 ‘못’ 올리는 상황입니다. 그 이유는 나라가 어마어마한 빚더미 위에 앉아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국가부채 비율은 GDP 대비 260%가 넘습니다. 베네수엘라를 제외하고 주요 선진국 중 압도적인 1위로, 빚이 무려 1경 원이 넘습니다. 금리를 1%만 올려도 정부가 갚아야 할 이자가 매년 수십 조 엔씩 늘어나는 것이죠. 물가를 잡겠다고 금리를 올렸다가 나라가 이자 갚다 파산하게 생긴 겁니다. 게다가 더 끔찍한 것은 이 국채의 절반 이상을 일본 중앙은행(BOJ)이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국채 가격은 떨어지고, BOJ가 가진 자산 가치가 폭락하여 중앙은행 자체가 자본 잠식 상태에 빠질 수도 있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집니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외통수’에 갇힌 것이 2025년 일본 경제의 진짜 민낯입니다.

파국을 향하는 정치적 선택, 'X-Day'가 다가온다

파국을 향하는 정치적 선택, ‘X-Day’가 다가온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일본 정치권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전 총리는 그나마 허리띠를 졸라매고 금리를 정상화하자고 했지만, 당장 먹고 살기 힘든 국민들의 외면 속에 쫓겨났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를 위협하며 등장한 인물 혹은 마쿠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 바로 아베의 후계자, 다카이치 사나에입니다. 그녀의 주장은 아주 자극적입니다. ‘제2의 아베노믹스’를 하겠다며 돈을 더 풀고 국채를 더 찍겠다는 ‘적극 재정’을 주장합니다. 주식 시장은 환호하지만, 경제학자들은 경고합니다. 물가는 오르는데 금리는 못 올리게 잡고 돈을 푼다? 이건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일본의 전설적인 딜러 후지마키 다케시는 이를 두고 ‘X-데이’가 오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엔화가 1달러에 180엔까지 추락하고 결국 휴지 조각이 되는 날, 일본 경제는 멈출 것이라는 섬뜩한 예언입니다. 정치 논리가 경제 논리를 집어삼킨 이 상황, 과연 일본은 무사할 수 있을까요?

일본 주식의 환상: 거품인가, 기회인가?

일본 주식의 환상: 거품인가, 기회인가?

‘그래도 일본 주식은 사상 최고치라던데?’ 혹시 지금 일본 주식에 투자하려고 하시는 분들, 잠깐 멈춰주세요. 한 전문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 일본 주가가 오르는 건 기업이 일을 잘해서가 아닙니다. 엔화가 싸지니 외국인들이 ‘일본 주식 싸네’ 하고 들어와서 오르는 환차익 노린 거품 성격이 짙습니다.” 게다가 라피더스 같은 반도체 프로젝트에 대기업들이 돈을 내지 않자 정부가 세금 5조 엔을 쏟아붓는 모습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가깝습니다. 더 큰 문제는 ‘좀비 기업’들입니다. 낮은 금리 덕분에 간신히 이자만 내며 버티는 경쟁력 없는 기업들이 정부의 지원으로 억지로 살아남아 노동력을 붙잡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유망한 기업으로 인재가 이동하지 못하고, 일본의 낮은 실업률은 사실상 저임금 좀비 기업에 묶여있는 ‘가짜 완전 고용’인 셈입니다. 투자자 여러분, 일본 주식이 오른다고 마냥 좋아할 일이 아닙니다. 이 거품이 꺼지고 엔화가 진짜 휴지 조각이 되는 순간, 여러분의 자산도 함께 증발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일본의 경고: 한국 경제, 같은 길을 걷지 않으려면

일본의 경고: 한국 경제, 같은 길을 걷지 않으려면

이제 남의 나라 불구경하고 웃을 때가 아닙니다. 우리는 흔히 일본을 ‘잃어버린 30년’이라 비웃지만, 거울을 한번 볼까요? 저출산 고령화, 부동산 거품과 가계 부채… 한국은 일본보다 그 속도가 훨씬 빠릅니다. 한국이 1인당 GDP에서 일본을 역전했다고 좋아할 때가 아닙니다. 일본은 그나마 벌어 놓은 해외 자산이라도 많아서 버티는 ‘부자 노인’ 같은 나라지만, 우리는 아직 그 정도의 기초 체력도 없습니다. 만약 우리에게도 일본과 같은 장기 침체가 온다면, 우리는 일본보다 훨씬 더 춥고 고통스러운 겨울을 맞이할지도 모릅니다. 물론 희망은 있습니다. 한국은 일본보다 디지털 전환이 빠르고 의사 결정도 빠르죠. 하지만 일본이 보여주는 지방 소멸, 내수 침체, 포퓰리즘 정책의 위험성을 반면교사 삼지 않는다면, 일본이 겪고 있는 이 ‘가난의 바이러스’가 언제 우리 식탁을 덮칠지 아무도 모릅니다. 엔화가 싸다고 신나서 쇼핑할 때가 아닙니다. 엔저 뒤에 숨겨진 일본 경제의 붕괴 시그널을 읽고, 우리 경제를 지키기 위한 통찰력을 키워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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