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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경제 / 과학 / 사회

사막을 푸른 오아시스로! 이스라엘, 기적의 물 기술로 위기를 넘다

작성자 mummer · 2025-12-24
중동의 물 위기, 그리고 한 줄기 희망

중동의 물 위기, 그리고 한 줄기 희망

지난 11월, 이란 대통령은 국민들 앞에서 ‘비가 오지 않으면 수도 테헤란을 버려야 할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발언을 했습니다. 농담이 아닙니다. 인류 문명의 발상지였던 중동 전역이 극심한 가뭄으로 말라붙어 가고 있습니다. 이라크의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 수량은 반토막 났고, 요르단은 세계 최하위 물 사용량 국가가 되었으며, 예멘에서는 물 한 통이 기름보다 비싸지는 비극적인 현실에 처했습니다. 터키와 시리아 역시 물 부족과 식량 위기로 고통받고 있죠. 하지만 이 아비규환 속에서도 유일하게 물 걱정 없이 사막에서 농사까지 짓는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이스라엘입니다. 과연 어떻게 이런 기적이 가능했을까요? 오늘은 그 놀라운 비밀을 파헤쳐 봅니다.

사막 위 기적의 비결: 담수화와 하수 재활용

사막 위 기적의 비결: 담수화와 하수 재활용

국토의 절반이 반건조 기후이고 남쪽 전체가 네게브 사막인 이스라엘이 식수와 농업 용수를 풍족하게 사용하는 비결은 바로 ‘담수화 기술’과 ‘하수 재활용 시스템’이라는 두 가지 핵심 기술에 있습니다. 현재 이스라엘 국민들이 마시는 물의 약 80%는 지중해 바닷물을 민물로 바꾼 담수화수를 통해 공급됩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전국에서 발생하는 하수의 94%를 수거해 정화하고, 그중 87%를 농업 용수로 재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2위 국가인 스페인의 재활용률(약 20%)을 압도하는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처음부터 물이 풍족했던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1948년 건국 이후 인구가 12배 넘게 증가하면서 자연 수자원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웠고, 20세기 말에는 물 부족이 국가 존망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했습니다. 특히 1990년대 후반부터 이어진 대가뭄은 이스라엘 지도자들이 자연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깨달음을 주었고, 바닷물에서 소금을 빼는 대규모 기술 개발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끝나지 않는 도전: 이스라엘 담수화 기술의 진화

끝나지 않는 도전: 이스라엘 담수화 기술의 진화

이스라엘의 담수화 연구는 1960년대 화학자 알렉산더 자친의 ‘바닷물을 얼리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지만, 진정한 게임 체인저는 ‘역삼투압 기술’이었습니다. 이는 바닷물에 강한 압력을 가해 특수한 나노필터를 통과시켜 물 분자만 얻어내는 방식입니다. 이스라엘은 이 역삼투압 기술을 국가적 차원에서 대규모로 도입한 최초의 국가 중 하나입니다. 1997년 에일라트에 첫 해수 담수화 시설을 시작으로, 2002년 극심한 가뭄을 계기로 정부는 지중해 연안에 초대형 담수화 시설을 연달아 건설하는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2005년 가동을 시작한 아슈켈론 공장은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역삼투압 시설이었고, 이후 하데라, 그리고 2013년 문을 연 솔렉 공장(서울 시민 연간 사용량의 1/4 규모) 등 대규모 시설들이 차례로 들어서며 현재 이스라엘은 매일 올림픽 규격 수영장 800개를 채울 수 있는 약 200만 세제곱미터의 바닷물을 민물로 바꾸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갈릴리 호수에 대한 의존도는 2001년 대비 1/20 수준으로 급감했으며, 호수는 이제 비상시를 대비한 전략적 저수지 역할을 수행합니다.

물은 곧 생존: 이스라엘의 지속 가능한 수자원 관리

물은 곧 생존: 이스라엘의 지속 가능한 수자원 관리

이스라엘의 물 혁명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2023년부터 가동된 ‘역국가 물 운송 시스템’은 남는 담수화수를 오히려 갈릴리 호수로 보내 수위를 높이는 역발상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자연 호수가 인공적으로 물을 공급받는 전례 없는 상황이죠. 이처럼 천문학적인 투자와 첨단 기술이 동원되었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이를 단순한 비용이 아닌 국가 생존을 위한 필수 투자로 인식했습니다. 또한, 테라비브 근처의 샤프단 하수 처리장에서는 하루 약 3억 7천만 리터의 하수를 처리하여 네게브 사막의 농장으로 보내 사막 농업을 가능하게 합니다. 사막 한가운데서 토마토, 고추, 오이, 포도 등이 자라고, 이스라엘산 대추야자와 아보카도, 감귤류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것이 바로 이 재활용 물 덕분입니다. 담수화된 깨끗한 물은 식수로, 재활용된 하수는 농업 용수로 쓰는 이중 구조는 이스라엘을 물 걱정 없는 나라로 만들었습니다. 물이 부족한 나라가 아니라, 물을 기다리지 않는 나라가 된 이스라엘. 기술만 있다면 바다조차 한 나라의 수돗물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하며, 전 세계 물 부족 국가들에게 희망과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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