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론: 긴박한 현장에서 시작된 혁신
긴박한 범죄 현장, 경찰관은 용의자와 대치하며 손을 허리춤의 권총으로 향합니다. 그 순간의 선택은 누군가의 생명과 경찰관의 인생을 좌우하죠. 하지만 이 짧은 찰나, 총 대신 노란색 기기를 꺼내드는 경찰관들이 늘고 있습니다. ‘지지직’ 소리와 함께 상황은 종료되고, 이 모든 과정은 클라우드 서버에 영원히 기록됩니다. 바로 여기서, 미국 공권력의 모든 순간을 지배하는 ‘엑손 엔터프라이즈(Axon Enterprise)’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단순히 테이저건을 만드는 회사가 아닙니다. 엑손은 치안 산업의 미래를 재편하고 있는 ‘제복 입은 빅테크 기업’입니다.

엑손, 단순한 무기 제조사를 넘어선 소프트웨어 제국
엑손은 단순히 전기 충격기인 테이저건을 판매하는 방산 업체가 아닙니다. 이들의 진짜 비즈니스 모델은 ‘사람을 죽이지 않고 제압하는 하드웨어를 미끼로 경찰 조직 전체를 자신들의 클라우드 감옥에 가둬버린 소프트웨어 기업’이라는 한 줄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테이저건과 바디캠은 엑손의 클라우드 시스템인 에비던스닷컴(Evidence.com)에 연결되지 않으면 단순한 깡통에 불과하죠. 발사 기록부터 바디캠 영상까지, 모든 수사 데이터가 엑손의 서버에 저장되고 관리됩니다. 본사는 애리조나에 있지만, 미국 경찰 10명 중 9명이 이 회사의 장비 없이는 출동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사실상 공권력의 운영체제(OS)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에서 벌어들이는 빅테크 기업으로 진화한 것입니다.

데이터 락인 효과와 AI 기반 미래 치안
엑손의 무서움은 무기의 위력이 아니라 데이터가 만들어내는 ‘락인 효과’에 있습니다. 수년 동안 수천 테라바이트의 범죄 증거 영상이 엑손 클라우드에 저장되면, 그 방대한 법적 데이터를 다른 시스템으로 옮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검찰, 법원 시스템까지 엑손과 연결되어 있어, 한번 엑손 생태계에 들어오면 ‘공공 안전의 구독 경제’ 속에서 영원히 엑손과 함께하게 됩니다. 이들은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테이저건, 바디캠, 무제한 클라우드 저장 용량, VR 훈련 시스템 등을 묶어 ‘테이저 10 요금제’와 같은 번들 판매를 통해 경찰관 한 명당 월 구독료를 받습니다. 최근에는 AI 기술인 ‘드래프트원(DraftOne)’을 선보여, 바디캠 오디오를 분석해 자동으로 경찰 보고서 초안을 작성, 경찰관들을 서류 작업에서 해방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총기 사망 사고 50% 감축’이라는 CEO의 문샷 목표와도 연결되며, 사회적 명분과 기업의 이익이 일치하는 지점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실적과 시장의 시선, 그리고 윤리적 고찰
엑손의 실적은 그야말로 어닝 서프라이즈의 연속입니다. 매분기 20\~30%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클라우드 부문의 마진율은 70%를 상회합니다. 테이저 10 교체 수요와 해외 수주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미국 경찰을 넘어 전 세계와 연방 정부로 성공 방정식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시장은 엑손을 두 가지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첫째는 독점적 플랫폼을 가진 최고의 성장주로 보는 관점입니다. 경기에 상관없이 범죄는 발생하고, 정부 예산을 기반으로 한 안정성에 실리콘 밸리 기업과 같은 성장 속도를 높이 평가합니다. 반면, 아무리 좋아도 제조업 기반 기업이 테크 기업만큼 비싼 밸류에이션을 받는 것은 부담스럽고, 경찰 예산 삭감 같은 정치적 이슈에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합니다. 또한, AI가 작성한 경찰 조서의 법적 문제나 테이저건의 완전한 권총 대체 가능성 등, 미래 치안 기술의 윤리적이고 사회적인 질문들을 던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