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우리의 소원은 통일? – 청년 세대의 뒤바뀐 통일 인식
한때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며 온 국민의 염원이었던 통일. 그러나 지금, 특히 청년 세대에게 통일은 더 이상 간절한 소원이 아닙니다. 오히려 부담, 리스크, 심지어 공포로 다가오죠. 서울대 통일평화 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이 역대 최고치인 35%를 기록했고, 특히 20대의 51%가 통일 불필요에 동의했습니다. 과거 민족적 사명이자 헌법적 가치로 여겨졌던 통일이 왜 지금 청년 세대에게는 이토록 낯선 개념이 되었을까요? 단순히 삶이 팍팍해져서일까요, 아니면 이기심 때문일까요? 그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청년들의 가치관에서 ‘민족주의적 당위’가 사라지고 ‘합리적인 생존 본능’이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2. IMF와 독일 통일, 그리고 북한의 도발이 만든 인식 변화
통일에 대한 인식 변화의 큰 변곡점은 바로 IMF 외환 위기였습니다. ‘평생직장’의 신화가 무너지고 가장의 실직을 목격하며 자란 소위 ‘IMF 키즈’들은 국가나 집단이 개인의 삶을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뼈아픈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이는 ‘집단주의’ 가치관의 붕괴와 ‘생존 중심의 개인주의’가 싹트는 계기가 되었죠. 나아가 독일 통일의 사례는 우리에게 막대한 사회 통합 비용과 경제적 부담이 현실임을 보여주었습니다. 한국과 북한의 경제적 격차가 독일보다 훨씬 큰 상황에서, 일부 연구에서는 통일 비용이 수천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까지 나오자 청년들에게 통일은 ‘내 월급이 북한 재건에 쓰일지도 모른다’는 현실적 공포로 다가왔습니다. 여기에 북한의 계속되는 핵 개발과 미사일 도발,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사건 등은 북한을 ‘문제만 일으키는 적’이라는 인식을 더욱 굳건히 했습니다.

3. 미래 지향적 통일 전략이 필요한 이유
청년 세대는 더 이상 ‘한민족이니까 당연히 통일해야 한다’는 감정적인 호소에 설득되지 않습니다. 그들은 ‘왜 통일해야 하는가?’ 그리고 ‘통일이 우리에게 무엇을 줄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원합니다. 나에게 손해가 아닌 이익이 될 수 있는, ‘미래의 전략적 기회’로서의 통일을 바라보는 것이죠. 현재의 통일 담론은 여전히 과거 중심적이며, 청년들의 의견을 수용하기보다는 가르치려 드는 경향이 짙습니다. 하지만 통일 이후의 경제 구조, 기술 인프라, 국제 투자, 문화 융합 등 ‘전략을 설계할 수 있는 역량’은 오히려 미래 세대인 청년들이 더욱 민감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통일이 언젠가 거부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올 때, 우리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라면 그 혼란은 극심할 것입니다. 통일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비용과 혼란은 최소로, 기회와 이득은 최대로’ 만들 수 있다는 설득력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청년 세대가 주도적으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논의의 장을 마련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