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NS가 무너뜨린 40년 은행,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48시간의 기록
2023년 3월, 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SVB)이 단 48시간 만에 파산했습니다. 40년간 벤처 생태계의 심장 역할을 해온 은행의 갑작스러운 몰락은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는데요. 대체 어떤 일이 벌어졌기에 거대한 은행이 이토록 빠르게 무너질 수 있었을까요? 오늘은 SNS가 촉발한 공포가 어떻게 뼈대 있는 은행을 침몰시켰는지, 그 숨 가빴던 48시간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황금기 속 숨겨진 위기: 실리콘밸리은행의 잘못된 선택
1983년 설립된 실리콘밸리은행은 스타트업과 벤처 기업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며 실리콘밸리 성장의 주춧돌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팬데믹 시기, 저금리 정책으로 투자금이 폭발적으로 유입되면서 은행은 기록적인 성장을 구가했죠. 하지만 문제는 이 막대한 예금을 운용하는 방식에서 발생했습니다. 낮은 금리 때문에 수익률이 저조한 단기 자산 대신, 고수익을 기대하며 장기 채권에 대규모로 투자한 것입니다. 당시에는 합리적인 선택처럼 보였지만, 이는 곧 다가올 거대한 위기의 씨앗이었습니다.

인플레이션 역습과 SNS 뱅크런: 48시간의 공포
2022년, 전 세계를 강타한 인플레이션은 미국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이어졌고, 이는 채권 시장에 치명타를 입혔습니다. 특히 금리 변화에 민감한 장기 채권 가격은 폭락했고, 실리콘밸리은행은 막대한 손실을 감당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결국 은행은 손실을 인정하고 유상증자를 발표하기에 이릅니다. 이때, 벤처 캐피탈리스트들의 SNS 경고 메시지가 급속도로 퍼져나가며 상황은 걷잡을 수 없게 변했습니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은행 앞에서 줄을 섰다면, 2023년에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순식간에 예금 인출이 이루어지는 ‘디지털 뱅크런’이 발생한 것입니다. 단 하루 만에 약 55조 원의 예금이 인출되며 은행 시스템은 마비되었고, 결국 48시간 만에 폐쇄되고 말았습니다.

위기의 확산과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
실리콘밸리은행의 파산은 단지 한 은행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유사한 구조를 가진 다른 중소 은행들로 불안감이 전이되며 뱅크런이 확산되었고, 일부 은행은 결국 문을 닫았습니다. 이에 미국 정부와 금융 당국은 전례 없는 비상 조치를 취했습니다. 장기 채권을 시장가가 아닌 원래 가격으로 평가해 대출해 주는 ‘BTFP’ 제도와 모든 예금을 100% 보장하는 제도를 도입하여 고객의 불안을 잠재우고 금융 시스템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총력을 다했습니다. 이로써 더 큰 금융 위기로의 확산은 막을 수 있었지만, 이번 사태는 정보의 속도와 인간의 공포심이 얼마나 강력한 파괴력을 가질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