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칼 없는 전쟁, 보이지 않는 곳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자원 쟁탈전
뉴스에서 끊이지 않는 전쟁 소식, 하지만 총칼 없이 더 무서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바로 일상 속 평범한 액체, 물과 콜라를 둘러싼 보이지 않는 전쟁입니다. 단순한 갈증 해소와 기호품을 넘어, 이 액체들이 어떻게 국가 간의 갈등, 역사적 배경, 그리고 생존이 걸린 문제로 확장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표면 아래 감춰진 복잡한 지정학적 역학 관계 속으로 함께 떠나보시죠.

물, 생존을 건 ‘액체 전쟁’의 서막
오랜 역사 속에서 국경을 흐르는 강은 인류 문명의 젖줄이자 동시에 분쟁의 씨앗이었습니다. 특히 남아시아의 인더스, 갠지스, 브라마푸트라 3대 강은 모두 히말라야에서 발원하여 여러 국가를 관통하며 흐르죠. 이로 인해 상류 국가(중국, 인도, 아프가니스탄 등)는 하류 국가(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의 생명줄을 쥐고 있는 형국이 됩니다. 상류 국가의 댐 건설이나 물줄기 통제는 하류 국가에 가뭄이나 홍수, 심지어는 기근으로 이어질 수 있어, 국제적인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1960년 체결된 인도-파키스탄의 인더스 물 협정조차 최근 인도 내 테러 사태를 계기로 이행 중단이 언급될 정도로 물을 둘러싼 긴장은 고조되고 있습니다.

댐 건설, 단순한 인프라를 넘어선 정치적 무기
댐은 단순히 물 관리나 전력 생산을 위한 인프라가 아닙니다. 이는 강력한 정치적, 전략적 무기로 작용합니다. 아프가니스탄이 카불강에 댐 건설을 발표하자 하류 국가인 파키스탄이 격렬히 반발했던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중국 역시 인도 국경 인근 브라마푸트라강 상류에 세계 최대 규모의 댐 건설을 추진하며 인도의 안보와 직결된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로 인한 히말라야 빙하의 급속한 해빙과 예측 불가능한 몬순은 각국으로 하여금 물 확보와 수력 발전을 위한 댐 건설에 더욱 열을 올리게 하고 있으며, 상호 협의 없는 댐 건설은 남아시아 전역에서 물 분쟁을 더욱 심화시키는 악순환을 낳고 있습니다.

콜라, 맛을 넘어선 신념의 상징
물뿐만 아니라, 우리가 흔히 마시는 콜라 역시 지정학적 갈등의 상징이 되기도 합니다. 중동 지역에서 코카콜라 대신 펩시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했던 것은 단순히 입맛의 차이가 아니었습니다. 1960년대 중반 코카콜라가 이스라엘에 공장 설립을 추진하자, 아랍 연맹은 이스라엘과 손잡는 기업은 적이라는 원칙에 따라 코카콜라 불매운동을 전개했습니다. 펩시는 이 틈을 타 아랍 국가들에 현지 공장을 세우며 확고한 입지를 다졌습니다. 2000년대 이후 가자지구 전쟁 등으로 반미 감정이 고조되자, 펩시마저 미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불매 대상이 되었고, 이집트의 스피로스파티스, 사우디의 킨자 콜라, 밀라프 콜라 등 자국 콜라가 저항의 상징으로 떠오르며 매출이 급증했습니다. 비록 맛이나 품질에서 국제 브랜드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도 있지만, 소비자들은 맛보다 ‘신념’을 선택하며 콜라 한 병에도 정치적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