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라지는 국민 생선, 오징어: 바다의 경고등이 켜졌다
“그거 아주 못했잖아요. 불법을 감행을 하면서 단속을 피하려고.” 대통령의 강한 질타는 바로 우리 바다를 침범한 중국 어선들을 향한 것이었습니다. 최근 들어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이 다시 기승을 부리며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 바다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한때 국민 생선으로 불렸던 오징어가 우리 식탁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현실, 과연 바다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우주에서도 보이는 불빛, 아르헨티나 마일 해역의 비극
남미 아르헨티나 인근 마일 해역. 매년 12월이면 수백 척의 중국 원양어선단이 몰려들어 마치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공장처럼 거대한 불빛을 뿜어냅니다. 이는 오징어가 많이 잡히는 황금어장으로, 밝은 조명과 미끼를 이용해 밤새도록 오징어를 쓸어 담습니다. 그 불빛은 우주에서도 식별될 만큼 압도적이며, 오징어를 잡는 전체 원양어선의 약 75%가 중국 국적선이라고 합니다. 아르헨티나 배타적 경제수역 바로 바깥 공해상이라 규제도 감독도 없다시피 하며, 일부 어선은 불법으로 경제수역 안까지 침범해 레이더를 끄고 조업하는 실정입니다. 이로 인해 아르헨티나는 연간 최대 7억 달러(약 1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입고 있으며, 환경 단체들은 어린 개체까지 마구잡이로 잡아 해양 생태계의 씨를 말리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오징어는 상어, 물개 등 여러 해양 생물의 주요 먹이이자 수명이 짧고 개체수 변동이 커 남획에 가장 취약한 어종 중 하나입니다.

중국 내수 수요와 정부 보조금, 그리고 한국 바다의 현실
중국이 오징어 조업에 이토록 집중하는 배경에는 2010년대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한 내수 수요와 연간 수조 원에 달하는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이 있습니다. 세금 감면, 유류비 및 선박 건조 비용 지원 등으로 중국 원양어선단은 자국 수요를 채우고 수출까지 할 수 있을 만큼 엄청난 양의 오징어를 쓸어 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우리 바다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한국 해역의 오징어 어획량은 해마다 빠르게 줄어 2024년에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고, 전문가들은 수온 변화와 중국의 대규모 조업이 겹쳐 오징어 자원 고갈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진단합니다. 특히 중국 어선들이 북한 수역에서 비정상적으로 조업한 사례도 언급되며, 자원 고갈이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오징어를 지키기 위한 노력, 그리고 국제적 과제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 해경은 재작년 46척, 지난해 50척이 넘는 중국 어선을 나포하며 불법 조업 단속에 힘쓰고 있습니다. 중국 어선들은 레이더를 끄고 지그재그로 항해하거나 밤이나 기상 악화를 틈타 게릴라식으로 조업하며 단속을 피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정부는 불법 중국 어선에 부과하는 담보금(벌금)을 기존 최대 3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대폭 상향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경제적 손실을 늘려 불법 조업을 줄이려는 강경책입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국제 사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자국 어선이 국제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명태에 이어 오징어마저 우리 바다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국제적인 협력과 더욱 강력한 규제 마련이 시급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