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AI 시대가 바꾼 반도체 업계 지형
인공지능(AI)이 스마트폰과 PC를 넘어 차세대 기술의 핵심으로 자리잡으면서, 전 세계 반도체 산업 판도가 급격히 재편되고 있습니다. 가트너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반도체 매출은 전년 대비 21% 급증한 7,930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오픈AI,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대규모 확장에 따른 AI 반도체와 메모리칩 수요 폭발이 주요 원인입니다. 특히 데이터센터 중심의 수요 창출로 인해 ‘메모리 3대장’이라 불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모두 상위 5위 안에 진입하는 이변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스마트폰 시대를 주름잡았던 퀄컴과 브로드컴의 순위 하락과 대비되는 모습으로, 반도체 산업의 중심이 개인 기기에서 데이터센터로 이동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2. SK하이닉스 3위 등극과 메모리 업계의 도전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SK하이닉스가 매출 37.2% 증가로 인텔을 제치고 2018년 이후 처음으로 글로벌 3위에 오른 점입니다. 마이크론도 매출 50.2% 증가로 7위에서 5위로 두 계단 상승하며 ‘메모리 3대장’ 모두 톱5 진입이라는 역사적인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이 같은 약진은 AI 서버의 필수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범용 D램 수요 급증 때문으로, 범용 D램 가격은 지난해 초 1.4달러에서 연말 9.3달러로 6배 이상 폭등했습니다. 투자은행들은 2027년까지 이어질 ‘메모리 수퍼 사이클’ 동안 영업이익률이 80%대에 진입할 것이라 전망할 정도로 호황 기조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이에 따라 각사는 생산 능력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어, SK하이닉스는 청주에 19조원 규모 첨단 패키징 팹 건립을, 마이크론은 미국 뉴욕주에 역대 최대 규모 제조 시설 착공을 발표하는 등 경쟁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3. 미래 경쟁 구도와 중국의 도전
메모리 시장의 초호황 속에서도 미래 경쟁 구도는 더욱 복잡해질 전망입니다. 마이크론이 미국 내 HBM 및 D램 생산 능력을 확보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독주에 견제 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더욱이 미국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중국 메모리 강자 창신메모리(CXMT)가 DDR5 제품을 선보이며 기술 격차를 1\~2세대 수준으로 좁히고, 올해부터 HBM3, HBM3E 양산에 나선다는 계획은 시장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것입니다. 중국 AI 반도체 기업들의 수요를 흡수하며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AI 시대 메모리 반도체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만큼,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 경쟁과 생산 능력 확보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