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한미 통상 갈등의 도화선이 되다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제재 움직임이 예상치 못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미국 정계가 이 사건을 빌미로 한국의 디지털 규제 전반을 문제 삼으며 통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정치권과 IT 업계는 한국의 온라인플랫폼 법안, 정밀지도 반출 제한, 클라우드보안인증(CSAP), AI 기본법 등 다양한 디지털 규제를 꾸준히 문제 삼아왔습니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허위조작정보근절법)과 쿠팡 정보유출 사고는 이러한 불만을 더욱 증폭시켰습니다. 이제 쿠팡 제재 문제는 단순한 개인정보 보호 사안을 넘어 한미 간 디지털 통상 분쟁의 핵심 쟁점으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2. ‘마녀사냥’ vs ‘차별 없음’… 첨예화된 한미 입장 차이
미국 하원 세입위원회 무역소위원회 청문회에서 미국 의원들은 한국 규제 당국이 ‘미국의 기술 리더들을 공격적으로 표적 삼고 있다’며 쿠팡 조사를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에이드리언 스미스 위원장은 쿠팡에 대한 차별적 규제 조치를 구체적인 사례로 들며 한국의 디지털 규제 전반을 문제 삼았습니다. 반면 한국 정부는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정리한 공동 팩트시트를 근거로 ‘한국의 규제가 미국 기업을 차별하지 않는다’고 일관되게 설명해 왔습니다. 팩트시트에는 디지털서비스 관련 법과 정책에서 미국기업들이 차별당하거나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약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 의원들은 ‘최근 한국 정부의 행보가 한미 무역합의와 배치된다’며 강하게 밀어붙이는 모습입니다.

3. 디지털 주권 수호 vs 전략적 대응…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해법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에 전략적 대응을 촉구하면서도 신중한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김태황 명지대 교수는 ‘쿠팡 사태를 빌미로 미 정부와 기업들이 한국의 디지털 규제에 문제 제기를 하며 차별 논리를 펴는 것에 대한 철저한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성엽 고려대 교수는 ‘쿠팡 사건이 개인정보 유출 외에 다른 규제 이슈로 확대되면서 미국 측에 불만의 빌미를 준 측면이 있다’며 ‘객관적인 사실 확인을 통해 필요한 범위 내 엄정한 법 집행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AI·클라우드 등 신성장동력과 디지털 주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부의 신중하면서도 단호한 행동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쿠팡 제재 문제가 한미 통상 관계에 미칠 장기적 영향을 고려한 포괄적 전략이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