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일에 싸인 여성 닌자, 쿠노이치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서만 보던 여성 닌자가 실제로 존재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쿠노이치’라 불리던 이들은 단순히 화려한 액션을 선보이는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일본 전역에서 크고 작은 전쟁이 끊이지 않던 전국시대, 무력 전쟁만큼이나 중요했던 정보전의 최전선에서 활약했던 실존 정보원들이었습니다. 남성 닌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적의 내부에 침투해 비밀 정보를 캐내는 것이 그들의 주된 임무였죠.

전국 시대를 뒤흔든 정보전의 핵심, 미인계와 침투
강력한 영주들은 끊임없이 닌자를 고용해 적의 약점을 파고들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하지만 남성 닌자는 적의 정내부나 은밀한 사교 모임에 깊숙이 침투하는 데 한계가 있었죠. 이때 쿠노이치의 진가가 발휘되었습니다. 때로는 여장한 남성 닌자의 보조로, 때로는 여성 자체의 접근성을 활용하여, 그리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였던 ‘미인계’를 통해 적의 방심을 유도하고 핵심 정보를 빼냈습니다. 이들은 단순한 병사가 아니라, 지략과 매력을 겸비한 정보전의 스페셜리스트였습니다.

다케다 신겐이 창조한 비밀 병기: 쿠노이치의 탄생과 훈련
이러한 여성 닌자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시작한 인물은 바로 전국시대 최강의 무장으로 손꼽히는 다케다 신겐이었습니다. 그는 처음에는 떠돌이 무녀들을 정보원으로 활용하다가,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고아나 버려진 아이들 중 미모가 뛰어난 소녀들을 선별하여 쿠노이치로 길러냈습니다. 이들에게 가장 중요하게 가르쳤던 기술은 바로 ‘선교 기술’이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유혹을 넘어,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고 비밀을 자연스럽게 털어놓게 만드는 고도의 커뮤니케이션 기술로, 적의 남자들에게서 정보를 빼내는 데 필수적인 역량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