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론: 당신이 몰랐던 태국의 진짜 얼굴
‘미소의 나라’ 태국, 화려한 사원과 아름다운 해변, 맛있는 길거리 음식을 떠올리시나요? 매년 수많은 한국인이 찾는 이 매력적인 여행지에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거대한 비밀이 숨어있습니다. 공식적인 관광 수입만 연간 7조 5천억 원. 하지만 장부에 기록되지 않는 돈까지 합치면 실제 경제 가치는 14조 원을 훌쩍 넘어갑니다. 이 모든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베트남 전쟁부터 명의 대여 부동산, 암호화폐 세탁, 그리고 10조 원 규모의 성 산업까지. 지금부터 태국이 어떻게 세계적인 관광 대국이 되었는지, 그리고 그 화려함 뒤에 숨겨진 충격적인 진실을 이야기해 드리겠습니다.

1. 우연이 아닌 필연: 전쟁이 닦아놓은 관광 대국의 길
태국 관광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은 한 사람의 비전과 예상치 못한 역사적 사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1958년 쿠데타로 집권한 사릿 타나라 총리는 미국에서 치료를 받으며 미국의 발전된 관광 시스템을 목격하고 큰 영감을 받았습니다. 태국으로 돌아온 그는 관광을 국가 발전의 핵심으로 삼고, 1960년 태국 관광청(TAT)의 전신인 관광위원회를 설립합니다. 바로 그때, 역사는 태국에 엄청난 선물을 안겨주었으니, 바로 ‘베트남 전쟁’이었습니다. 1962년부터 약 5만 명의 미군이 태국에 주둔했고, 무려 70만 명에 달하는 병사들이 휴가(R&R)를 위해 태국을 찾았습니다. 저렴한 물가와 풍부한 유흥거리를 갖춘 방콕은 전쟁에 지친 군인들에게 최고의 휴양지였죠. 다른 나라들이 미군 기지를 임시 시설로 여길 때, 태국은 이를 영구적인 경제적 기회로 활용했습니다. 미군이 건설한 7개의 공군 기지는 훗날 민간 공항으로 전환되었고, 군인들을 상대로 한 서비스업은 고스란히 관광 인프라의 초석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태국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놀라운 전략을 통해 관광 대국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2. 법의 경계를 넘나드는 14조 원의 비밀
태국의 공식 관광 수입 통계에 잡히지 않는 거대한 자금 흐름, 즉 ‘그림자 경제’는 어떻게 움직일까요? 그 중심에는 ‘명의 대여 회사’를 통한 부동산 투자가 있습니다. 태국 법상 외국인은 토지를 소유할 수 없지만, 태국인 명의를 빌려 회사를 설립하고 그 회사 이름으로 부동산을 구매하는 편법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집니다. 로펌들은 소액의 수수료를 받고 명의를 빌려줄 현지인 데이터베이스를 유지하며 이 모든 과정을 ‘VIP 패키지’로 만들어 판매하기도 하죠. 특히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의 제재를 피하려는 러시아 자본이 암호화폐를 통해 태국 부동산 시장으로 대거 유입되었습니다. 루블화를 비트코인으로, 비트코인을 다시 태국 바트화로 환전해 부동산을 사들이는 방식입니다. 이 모든 과정이 엄연한 불법임에도 태국 정부가 이를 완전히 막지 않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너무나도 수익성이 좋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부동산 거래세를 통해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건설업과 법률 서비스 등 관련 산업에서 수십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됩니다. 결국 정부의 ‘전략적 관용’ 아래,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서 수조 원의 돈이 움직이는 거대한 병행 경제가 유지되고 있는 셈입니다.

3. 가난이 만든 거대 산업, 태국의 또 다른 얼굴
태국 관광 산업의 또 다른 거대한 축은 공식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성 산업’입니다. 1996년부터 법으로 금지되었음에도, 이 산업은 매년 약 10조 원의 수익을 창출하며 30만 개에 달하는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 현상의 뿌리에는 태국의 극심한 도농 불평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태국에서 가장 가난한 동북부 ‘이산’ 지역의 월평균 소득은 약 27만 원으로, 방콕 평균 소득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농사만으로는 생계를 꾸리기 어려운 이산 지역의 젊은 여성들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도시로 향하며, 성매매는 이들에게 빈곤을 벗어날 수 있는 몇 안 되는 현실적인 선택지가 됩니다. 실제로 성 노동자 수입의 약 절반은 고향의 가족에게 송금되어, 이 돈은 농촌 지역을 지탱하는 비공식적인 사회 안전망 역할을 합니다. 경찰의 묵인과 관광객의 수요가 맞물려 거대한 산업이 유지되는 것입니다. 코로나19로 관광이 중단되자 농촌 마을 경제가 붕괴 직전에 이르렀던 사례는, 이 산업이 태국 경제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줍니다.

4. 낙원의 균열과 새로운 도전: 태국 관광의 미래는?
멈출 줄 모르고 성장하던 태국 관광 산업에도 최근 균열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주변국들은 관광객 수를 빠르게 회복한 반면, 태국은 여전히 이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대 고객이었던 중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태국은 더 이상 안전하지도, 저렴하지도 않다’는 인식이 퍼진 것이 큽니다. 현지인과 외국인에게 다른 요금을 받는 ‘이중 가격제’와 전반적인 물가 상승도 관광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태국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과거의 배낭 여행객이 아닌, 장기 체류하며 더 많은 돈을 쓰는 비즈니스 여행객, 디지털 노마드, 고액 자산가를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비자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이죠. K팝처럼 태국 음식, 영화 등 ‘소프트 파워’를 국가 전략으로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진짜 질문은 이것입니다. 이 새로운 관광 모델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이 혜택이 중산층과 외국인 투자자에게만 집중되고, 여전히 낮은 임금으로 살아가는 대다수 태국 국민에게 돌아가지 않는다면 사회적 분열은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태국의 미래는 과거의 성공 방식을 넘어, 자국민 모두를 위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