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6년마다 찾아오는 전염병, 이번엔 니파 바이러스?
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는 ‘전염병 6년 주기설’.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2020년 코로나19까지 정확히 5-6년 간격으로 대형 전염병이 출몰했다는 이 소문이 과연 사실일까요? 이 가설에 따르면 2026년에 또 다른 대유행이 예고되는데, 놀랍게도 이미 인도에서 치사율 75%의 무서운 바이러스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인도 동부 서행골주에서 발생한 니파 바이러스로 인해 두 명이 확진되고 200명 가까운 접촉자들이 긴급 격리되면서 전 세계 보건 당국이 경계 태세에 돌입했습니다. 태국과 인도네시아는 인도발 항공편 승객을 대상으로 체온 스캔을 강화했고, 중국도 춘절 연휴를 앞두고 긴장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번에도 주기설이 현실이 될까요?

2. 니파 바이러스, 치료제 없는 75% 치사율의 공포
니파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초기에는 두통과 발열 증상을 보이지만, 심각한 경우 뇌염과 발작까지 나타나며 최고 75%라는 엄청난 치사율을 자랑합니다. ‘치명률 75%’라는 말은 감염자의 4명 중 3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의미로, 코로나19와는 비교도 안 되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 바이러스는 1998년 말레이시아 니파 마을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로 인도, 방글라데시,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해 왔습니다. 2016년 WHO는 니파 바이러스를 ‘가까운 미래에 발생 가능성이 높고 인체에 커다란 위험을 줄 수 있는 바이러스’로 지정했으며, 우리나라도 작년 1급 법정 전염병으로 분류했습니다. 그런데 왜 아직도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을까요? 전문가들은 니파 바이러스가 대규모 유행을 일으키지 않고 국소적 발생에 그치다 보니 본격적인 개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분석합니다.

3. 박쥐, 바이러스의 완벽한 숙주가 된 이유
니파 바이러스의 주요 감염 경로는 놀랍게도 ‘과일 박쥐’입니다. 이 바이러스는 인수공통감염병으로, 박쥐와 직접 접촉하거나 그 배설물에 오염된 동물·가축을 통해 인간에게 전파됩니다. 사람 간 전파는 매우 밀접한 접촉에서만 가능합니다. 박쥐가 사스, 에볼라, 메르스 등 다양한 전염병의 숙주로 활동하는 데에는 과학적 이유가 있습니다. 포유류는 바이러스 침입 시 인터페론이라는 면역 물질을 분비하는데, 대부분의 동물은 위기 상황에서만 일시적으로 분비하는 반면 박쥐는 이 인터페론이 항상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박쥐는 수많은 바이러스를 보유하면서도 증상 없이 날아다닐 수 있어 바이러스 입장에서는 최적의 숙주인 셈입니다. 문제는 도시화와 환경 파괴로 인해 인간과 박쥐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면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4. 전문가들이 말하는 전염병 주기설의 진실과 예방법
다행히 전문가들은 니파 바이러스가 코로나19처럼 전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바이러스는 치명률과 전파력이 반비례하는 경향이 있는데, 니파 바이러스의 높은 치사율 때문에 감염자가 단기간 내에 사망하게 되어 다른 사람에게 전파할 기회가 적기 때문입니다. 또한 전염병 6년 주기설에 대해서도 과학적으로 입증된 가설이 아니라며, ‘일정 기간을 두고 신종감염병이 큰 유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합니다. 하지만 만약을 대비해 니파 바이러스 발생 국가를 방문할 때는 박쥐나 아픈 동물과의 접촉을 피하고, 오염된 음료나 바닥에 떨어진 과일을 섭취하지 않으며, 아픈 환자와의 직접 접촉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예방이 최선의 치료법인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