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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경제 / 사회 / 정치

브렉시트 그 후, 영국은 왜 텅 비어 가는가?: 부자와 청년의 대탈출 이야기

작성자 mummer · 2025-12-03

서론: 짐 싸는 영국, 무엇이 그들을 떠나게 만드나?

서론: 짐 싸는 영국, 무엇이 그들을 떠나게 만드나?

한때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렸던 영국에서 지금 수많은 영국인이 ‘대탈출’을 감행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놀랍게도 2024년 한 해에만 약 51만 7천 명이 영국을 떠났고, 특히 자산가 유출 규모는 전 세계 1위를 기록했습니다. 국가의 미래를 이끌어갈 총명한 청년들과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부자들이 등을 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늘은 영국인들이 자신의 나라를 떠나는 이유를 깊이 파헤쳐 봅니다.

과거의 이주와 현재의 탈출: 무엇이 달라졌나?

과거의 이주와 현재의 탈출: 무엇이 달라졌나?

사실 영국의 인구 유출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19세기 대영제국 시절에는 제국의 팽창을 위해,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더 나은 기회를 찾아 미국으로 향하는 ‘두뇌 유출’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나가는 인재보다 영국으로 들어오는 이민자가 더 많았기에 큰 문제로 여겨지지 않았죠. 탄탄한 복지와 사회 시스템은 영국인들을 붙잡아두는 든든한 버팀목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탈출’은 양상이 다릅니다. 국가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져야 할 핵심 인력과 부자들이 시스템 자체에 대한 불신을 안고 떠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근본적인 차이를 보입니다.

균열의 시작: 브렉시트가 당긴 방아쇠

균열의 시작: 브렉시트가 당긴 방아쇠

영국인들의 마음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작된 긴축 재정이었습니다. 복지는 줄고, 세금 부담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청년들은 취업난과 가파르게 오르는 자산 가격에 좌절했죠. 그리고 이 불만에 기름을 붓고 폭발시킨 결정적 사건이 바로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였습니다. 유럽 연합(EU) 잔류를 원했던 청년층의 바람과 달리, 탈퇴가 결정되자 이들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유럽 대륙에서 자유롭게 공부하고 일하려던 모든 계획이 틀어졌고, 자신들의 미래가 기성세대에 의해 결정되었다는 상실감을 느끼게 된 것입니다. 이 사건은 청년들이 영국 정치에 걸었던 마지막 기대를 저버리게 만든 방아쇠가 되었습니다.

'망가진 영국'과 '사라진 사다리'

‘망가진 영국’과 ‘사라진 사다리’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영국인들 스스로 ‘브로큰 브리튼(Broken Britain)’, 즉 ‘망가진 영국’이라 부를 정도로 사회 시스템이 붕괴하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합니다. 영국의 자부심이었던 국민보건서비스(NHS)는 끝없는 대기 시간으로 ‘기다림의 지옥’이 되었고, 절도와 사기 범죄는 급증했으며, 공공 서비스는 잦은 파업으로 멈춰 섰습니다. 청년들은 더 큰 절망에 빠졌습니다. 임금은 10년 넘게 제자리걸음인 반면, 집값과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아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느끼는 것이죠.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더 나은 미래를 그릴 수 없다는 생각이 이들을 영국 밖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부자들마저 등 돌리게 한 최후의 한 방

부자들마저 등 돌리게 한 최후의 한 방

청년들이 기회를 찾아 떠난다면, 부자들은 세금을 피해 떠나고 있습니다. 망가진 시스템을 재정비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해진 영국 정부가 부유층을 겨냥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200년 넘게 유지되며 외국인 부자들을 영국으로 끌어들였던 ‘논돔(Non-domicile)’ 제도를 폐지한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이 제도는 영국에 거주하더라도 해외에서 번 소득에 대해서는 세금을 매기지 않는 파격적인 혜택이었죠. 이 제도가 사라지고 상속세와 자본이득세 부담까지 커지자, 런던을 조세 피난처 삼아 살던 전 세계 부자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두바이, 스위스, 이탈리아 등 더 매력적인 세금 제도를 갖춘 국가로 자산을 옮기며 영국의 ‘부자 대탈출’이 본격화된 것입니다.

결론: 무너진 사회 계약, 영국의 미래는?

결론: 무너진 사회 계약, 영국의 미래는?

“우리는 의사와 엔지니어를 수출하고, 우버 운전사와 청소부를 수입한다.”는 영국의 자조 섞인 말은 지금의 현실을 날카롭게 보여줍니다. 현재 영국이 겪는 대탈출 현상은 단순히 경제 문제를 넘어, ‘세금을 내면 국가는 안정과 복지를 제공한다’는 기본적인 사회 계약이 무너졌음을 의미합니다. 높은 세금을 내지만 낮은 품질의 서비스를 견뎌야 하는 상황 속에서, 능력 있는 청년과 부자들은 더 나은 기회와 환경을 찾아 떠나고 있습니다. 뚜렷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한때 세계의 중심이었던 영국의 미래는 안갯속에 놓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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