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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AI/IT / 경제

‘액션캠의 황제’ 고프로는 어쩌다 몰락했나: 100억 달러 유니콘의 추락기

작성자 mummer · 2025-12-06

서론: 익스트림한 순간의 기록, 작은 거인의 추락

서론: 익스트림한 순간의 기록, 작은 거인의 추락

거친 파도 위를 가르는 서핑, 짜릿한 산악자전거 라이딩의 순간을 생생하게 담아내는 것을 상상해 보신 적 있나요?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던 작은 거인, 바로 액션캠의 대명사 ‘고프로(GoPro)’입니다. 한때 전 세계 액션캠 시장의 80%를 장악하며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던 고프로. 하지만 월스트리트의 총아로 불리며 90달러를 넘나들던 주가는 이제 1달러 선마저 위태로워 상장 폐지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되었습니다. 과연 액션캠의 황제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절대 부서지지 않는 카메라를 만들던 회사가 어쩌다 스스로 무너져 내렸는지, 그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1. 실패 전문가, 세상을 뒤흔들 카메라를 만들다

1. 실패 전문가, 세상을 뒤흔들 카메라를 만들다

고프로의 창업자 닉 우드먼은 사실 ‘실패 전문가’였습니다. 스탠퍼드 출신 엘리트였지만 이미 두 번의 창업 실패를 경험했죠. 좌절할 법도 했지만, 그는 부모님께 돈을 빌려 서핑 여행을 떠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운명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왜 제대로 된 서핑 영상을 찍을 수 없을까?’ 당시 카메라는 크고 무거웠으며, 파도 한 번에 쉽게 망가졌습니다. 캘리포니아로 돌아온 그는 결심합니다. ‘어떤 환경에서도 절대 부서지지 않는 카메라를 만들겠다.’ 덕테이프로 필름 카메라를 손목에 감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첫 프로토타입은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작고, 가볍고, 튼튼하며, 조작까지 쉬웠던 ‘고프로 히어로’는 출시되자마자 액티비티를 즐기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유튜브 시대의 도래와 함께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고프로는 단순한 카메라가 아닌, ‘특별해지고 싶은 꿈’ 자체를 파는 브랜드가 되었고, 2014년 성공적으로 상장하며 100억 달러 가치의 거대 기업으로 우뚝 섭니다.

2. 너무나 완벽했던 제품, 성공의 함정이 되다

2. 너무나 완벽했던 제품, 성공의 함정이 되다

정점에 오른 고프로는 상장 이후 프리미엄 라인업인 ‘히어로 4’를 출시하며 저가 모델을 단종시키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뛰어난 성능 덕분에 2015년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하며 성공하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 전략은 양날의 검이었습니다. 400\~500달러에 달하는 비싼 가격은 신규 고객에게 부담이 되었고, 기존 고객들은 이미 가진 고프로가 워낙 튼튼해서 고장이 나지 않으니 새 제품을 살 필요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절대 망가지지 않는’ 최고의 장점이 오히려 발목을 잡은 셈이죠. 새로운 구매자 유입이 끊기자 시장은 냉혹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제 누가 고프로를 사지?’ 카메라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은 고프로는 회사의 명운을 건 거대한 도박을 시작합니다.

3. 치명적 오만, 하늘에서 추락한 드론 '카르마'

3. 치명적 오만, 하늘에서 추락한 드론 ‘카르마’

고프로의 새로운 승부수는 바로 ‘드론’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드론계의 강자 DJI와 협력하려 했지만, 고프로는 자신들의 브랜드 가치를 과신하는 오만한 태도로 협상을 결렬시켰습니다. 결국 ‘카르마(Karma)’라는 이름의 드론을 자체 개발하기로 하고 2억 달러가 넘는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습니다. 2016년, 카르마가 세상에 공개되자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하지만 영광은 잠시뿐,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로부터 드론이 비행 중 아무런 경고 없이 돌덩이처럼 추락한다는 보고가 빗발치기 시작했습니다. 원인은 카메라 안정장치(짐벌)의 미세한 진동이 배터리 연결 불량을 일으키는 치명적인 설계 결함이었습니다. ‘절대 망가지지 않는다’는 슬로건을 내세웠던 회사가 ‘하늘에 떠 있지도 못하는’ 제품을 만든 것입니다. 결국 출시 6주 만에 전량 리콜을 결정했고, 개발비와 리콜 비용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 것은 물론, 브랜드의 신뢰도는 드론과 함께 땅으로 곤두박질쳤습니다.

4. 설상가상, 스마트폰의 역습과 경쟁자들의 등장

4. 설상가상, 스마트폰의 역습과 경쟁자들의 등장

고프로가 드론으로 휘청이는 사이, 본진인 카메라 시장마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4K 촬영, 손 떨림 보정, 방수 기능까지 갖추며 무섭게 발전했기 때문입니다.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는 항상 주머니 속에 있는 스마트폰을 두고 굳이 비싼 액션캠을 살 이유가 사라진 것입니다. 여기에 고프로가 얕봤던 DJI는 자체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 ‘매빅 프로’로 시장을 장악했고, 인스타360 같은 후발주자들은 360도 영상과 AI 편집 기능 등 혁신 기술로 고프로를 구식 카메라처럼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고프로의 시장 점유율은 반 토막이 났고, 생존을 위한 대규모 구조조정이 시작되며 혁신의 동력마저 멈춰 섰습니다.

5. 황제의 교훈: 혁신 없는 프리미엄의 종말

5. 황제의 교훈: 혁신 없는 프리미엄의 종말

현재 고프로는 구독 서비스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한때 100억 달러에 달했던 기업 가치는 90% 이상 증발했고, 주가는 상장 폐지를 걱정해야 할 수준입니다. 고프로의 몰락은 우리에게 명확한 교훈을 남깁니다. ‘혁신 없는 프리미엄은 오만이며, 변화를 거부한 뚝심은 아집일 뿐이다.’ 자신의 성공 방식에 취해 시장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제조의 기본을 무시했던 대가는 너무나 혹독했습니다. 한 시대의 아이콘이었던 고프로가 다시 혁신적인 제품으로 명예를 되찾을 수 있을지, 아니면 이대로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게 될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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