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시대, 왜 삼성전기를 주목해야 할까?
인공지능(AI) 칩 전쟁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요즘, 모두가 엔비디아나 TSMC를 이야기할 때 조용히 AI 인프라의 핵심 기업으로 떠오르는 이름이 있습니다. 바로 ‘삼성전기’입니다. 단순히 스마트폰 부품을 만드는 회사를 넘어, AI 시대의 숨겨진 주인공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삼성전기의 미래 가치를 이끄는 두 가지 핵심 기술, MLCC와 반도체 패키지 기판에 대해 알기 쉽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1. AI 서버의 보이지 않는 심장, MLCC
MLCC(적층 세라믹 콘덴서)는 반도체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는 ‘댐’과 같은 역할을 하는 초소형 부품입니다. 전압이 불안정하면 반도체가 오작동할 수 있기 때문에, MLCC는 반도체 주변에 촘촘히 붙어 전력 공급을 조절해 줍니다. 특히 AI 반도체처럼 막대한 양의 전기를 사용하는 고성능 칩에는 더 많고, 더 성능 좋은 MLCC가 필수적입니다. 실제로 기존 서버에 비해 AI 서버에는 MLCC가 개수로는 13배, 용량으로는 27배나 더 많이 탑재됩니다. 삼성전기는 전체 MLCC 시장에서는 2위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AI 서버용 MLCC 시장에서는 무려 40%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기술력을 뽐내고 있습니다. 이는 삼성전기의 수익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중요한 원동력입니다.

2. 더 크고 넓게! AI 반도체를 담는 그릇, 패키지 기판
갓 생산된 반도체 칩은 외부 충격과 열에 매우 약해 그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패키지 기판’은 이 연약한 반도체를 보호하고, 외부와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다리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과거에는 단순히 칩을 보호하는 조연에 머물렀지만, AI 시대가 열리면서 그 중요성이 극적으로 커졌습니다. AI 반도체는 GPU와 여러 개의 HBM(고대역폭 메모리) 칩을 한 번에 장착해야 하므로, 이들을 모두 담을 수 있는 거대한 ‘그릇’, 즉 대면적 패키지 기판이 필요해졌습니다. 마치 많은 재료를 넣고 비빔밥을 만들려면 작은 밥그릇이 아닌 커다란 양푼이 필요한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처럼 크고 복잡한 기판을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전 세계에 이비덴, 신코, 유니마이크론, 그리고 삼성전기를 포함해 단 네 곳뿐입니다. 삼성전기는 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뛰어난 기술력으로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3. 미래를 여는 열쇠, 차세대 글래스 기판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삼성전기는 ‘글래스 기판’이라는 미래 기술에 집중 투자하고 있습니다. 현재 패키지 기판은 유리 섬유를 엮어 만든 소재(FR4)를 사용하는데, 기판이 커질수록 열에 의해 미세하게 휘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래스 기판은 말 그대로 얇은 유리를 원장으로 사용하여 이런 문제를 해결한 차세대 기술입니다. 열에 강하고 더 평평하며, 더 미세한 회로를 새길 수 있어 차세대 AI 반도체의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핵심 열쇠로 꼽힙니다. 최근 일본 스미토모와 합작사를 설립하며 글래스 기판 사업을 본격화한 것은, 이 시장의 개화를 알리는 신호탄과 같습니다. 2027\~2028년경 글래스 기판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 삼성전기의 경쟁력은 지금보다 한 차원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4. 결론: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 기업으로의 도약
결론적으로 삼성전기는 AI 시대의 도래와 함께 단순한 부품 회사를 넘어 AI 하드웨어 생태계를 떠받치는 핵심 인프라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고부가가치 MLCC 시장에서의 지배력과 차세대 패키지 기판, 특히 미래의 게임 체인저가 될 글래스 기판 기술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는 삼성전기의 가치를 재평가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더욱 중요해질 삼성전기의 활약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