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론: 5배 폭등한 환율, 벼랑 끝에 선 북한 경제
최근 북한의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불과 1년 반 만에 미국 1달러당 북한 원의 환율이 8천 원에서 4만 원으로 무려 5배나 폭등했습니다. 상상하기 어려운 수치죠? 이러한 살인적인 환율 폭등은 북한 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생필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북한의 현실상, 물가 폭등은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 이는 곧바로 서민들의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국가 통화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체제 안정마저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모두가 고통받는 이 상황에서, 조용히 미소 짓는 세력이 있다면 믿으시겠어요?

위기의 수혜자, 신흥 자본가 ‘돈주’는 누구인가?
이 혼란을 기회로 삼아 막대한 부를 쌓는 이들은 바로 ‘돈주(錢主)’라 불리는 북한의 신흥 자본가 계층입니다. ‘돈의 주인’이라는 뜻을 가진 이들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절, 국가 배급제가 무너지면서 형성된 장마당을 중심으로 탄생했습니다. 처음에는 무역업, 밀수, 운송업 등과 같은 사업으로 부를 축적하기 시작했죠. 이들은 점차 유통업, 건설업, 심지어 대부업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단순한 개인 장사꾼을 넘어 국가 기간 사업에 지분을 투자하는 자본가로 성장했습니다. 외화를 많이 보유한 이들은 환율이 폭등할수록 엄청난 환차익을 거두며 부를 더욱 불리고 있습니다. 평양의 고급 백화점, 서구식 레스토랑, 호화로운 오락 시설의 주 고객도 바로 이들입니다.

국가를 움직이는 검은 손, 돈주와 특권층의 위험한 공생
돈주의 성장은 단순히 개인의 성공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들은 백두혈통을 포함한 당, 정부, 군부의 특권층과 결탁하여 거대한 ‘정경유착’ 구조를 형성했습니다. 예를 들어 평양의 아파트 건설은 돈주가 자본을 대고, 군부나 당 기관이 건설을 맡아 완공 후 사용권을 되팔거나 임대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나눕니다. 택시 사업 역시 국가 명의로 등록하고 실제 소유와 운영은 돈주가 맡아 수익의 일부를 상납하는 형태로 운영됩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이러한 반사회주의 행위를 단속하라고 지시했지만, 이미 깊게 뿌리내린 돈주-당-보위부의 삼각 커넥션은 쉽게 무너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은 국가의 감시망을 교묘히 이용하고 뇌물로 무력화시키며 자신들의 왕국을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심화되는 불평등, 철권 통치는 영원할 수 있을까?
이러한 극심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북한 사회의 근간을 흔들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모두가 힘들지만 함께 견딘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이제는 특권층과 돈주들만의 세상이 따로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게 되었습니다. 이는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북한 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과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강력한 통제 때문에 불만이 겉으로 드러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안에서부터 생긴 균열은 조용히, 그리고 서서히 번져나가기 마련입니다. 언젠가 이 균열이 임계점에 도달했을 때, 겉으로 단단해 보이던 북한의 철권 통치도 한순간에 무너져 내릴 수 있지 않을까요?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변화의 바람이 북녘 땅에서 불어올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