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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경제 / 사회 / 연예/스포츠

나이키 슬레이어의 몰락: 언더아머, 영광과 좌절의 30년 이야기

작성자 mummer · 2025-12-09

러닝 열풍 속, 잊혀진 제국의 그림자: 언더아머의 충격적인 몰락

러닝 열풍 속, 잊혀진 제국의 그림자: 언더아머의 충격적인 몰락

요즘 거리의 풍경은 러닝 열풍으로 가득합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가벼운 러닝화에 힙한 복장을 하고 달리는 모습이 익숙해졌죠. 하지만 불과 몇 년 전, 헬스장에서는 ‘3대 500’이 인사처럼 오가던 시절, 모두가 웨이트 트레이닝에 진심이었고, 나이키의 시대는 끝났다며 아디다스마저 벌벌 떨게 했던 거대한 이름, 바로 언더아머가 있었습니다. 한때 200억 달러에 달했던 기업 가치는 바닥을 기고, 주가는 전성기 대비 90% 가까이 증발했습니다. 나이키 슬레이어의 칼날은 왜 무뎌졌을까요? 그리고 가장 무서운 사실은 이 제국을 무너뜨린 것이 경쟁사가 아니라 바로 언더아머 자신이었다는 겁니다. 지하 단칸방에서 시작해 세계 2위까지 올랐다가 스스로의 함정에 빠져버린 언더아머의 30년 역사를 지금부터 아주 깊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지하실에서 시작된 혁명: 불편함을 기회로 바꾸다

지하실에서 시작된 혁명: 불편함을 기회로 바꾸다

모든 제국의 몰락을 이해하려면 우리는 가장 처참했지만 가장 빛났던 시작점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1996년, 메릴랜드 대학교 미식축구 팀 주장이었던 23살 케빈 플랭크는 훈련 때마다 땀에 젖어 무거워지고 불쾌하게 몸에 감기던 면 티셔츠에 대한 불편함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는 여성 속옷 소재인 합성 섬유에서 영감을 얻어 땀을 밖으로 배출하고 근육을 꽉 잡아주는 ‘컴프레션 티셔츠’, 즉 언더아머의 시작인 ‘더 쇼츠(The Shorts)’를 만들어냅니다. 픽업트럭에 셔츠를 싣고 미국 동부 전역을 돌며 스타디움 라커룸 문을 두드렸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차가웠습니다. 하지만 “나를 식탁에 초대해 주지 않으면 내가 직접 의자를 들고 가서 앉겠다”는 끈기로 버텼습니다. 선수들 사이에서 “입으니까 근육이 안 식어!”라는 입소문이 퍼졌고, 1999년 영화 ‘애니 기븐 선데이’에 등장하며 언더아머는 하룻밤 사이에 메이저리그급 주문량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나이키를 넘볼 뻔한 언더독의 반란: '집을 지켜라'와 스테판 커리

나이키를 넘볼 뻔한 언더독의 반란: ‘집을 지켜라’와 스테판 커리

2000년대 중반부터 2015년까지 언더아머는 마치 발사대에서 쏘아 올린 로켓 같았습니다. 2005년 매출 4억 달러를 돌파하고 2006년 상장했으며, 금기의 영역이었던 운동화 시장까지 진출하며 기존 공룡들의 성벽을 하나하나 부수기 시작했죠. 무려 26분기 연속 20% 이상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리테일 업계의 기적이라 불렸고, 2014년에는 드디어 전통의 강호 아디다스를 제치고 미국 스포츠웨어 시장 2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집을 지켜라(Protect This House)” 캠페인은 화려한 CG나 감성적인 스토리텔링 없이도 고등학교, 대학교 라커룸에서 울려 퍼지는 일종의 국가가 되었고, 악착같은 근성과 언더독의 반란이라는 정신을 팔았습니다. 나이키가 외면했던 스테판 커리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투자하여, 커리가 NBA를 3점 슛으로 폭격하기 시작하면서 언더아머의 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습니다. 이때 언더아머는 명실상부한 ‘나이키 슬레이어’였습니다.

성공의 덫: '우리는 기술 기업이다'라는 착각과 치명적인 오판

성공의 덫: ‘우리는 기술 기업이다’라는 착각과 치명적인 오판

하지만 역사상 모든 제국의 몰락은 가장 화려한 순간에 잉태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언더아머는 성공의 정점에서 “우리는 단순히 옷 파는 장사꾼이 아니야, 실리콘 밸리 같은 기술 기업이야!”라는 치명적인 착각에 빠집니다. 2013년부터 2015년 사이 언더아머는 마이피트니스팔, 엔도몬도 같은 디지털 헬스케어 앱들을 무려 7억 1천만 달러, 약 1조원 가까이 들여 사들였습니다. 옷의 품질과 디자인에 쏟아야 할 돈과 에너지를 엉뚱한 데이터 놀음에 낭비한 셈이었죠. 결국 몇 년 뒤 이 앱들은 헐값에 매각되며 수천 억원의 손실을 안겼습니다. 게다가 2017년 창업자 케빈 플랭크의 정치적 발언은 언더아머의 간판스타들과 주요 고객층의 등을 돌리게 했고, 믿었던 대형 유통망인 스포츠 오소리티의 파산, 그리고 룰루레몬이 주도하는 애슬레저 트렌드 무시는 언더아머를 더욱 깊은 수렁으로 밀어 넣는 결정타가 되었습니다.

추락하는 브랜드 이미지와 케빈 플랭크의 귀환: 부활의 신호탄인가?

추락하는 브랜드 이미지와 케빈 플랭크의 귀환: 부활의 신호탄인가?

매출이 꺾이자 언더아머는 최악의 선택을 합니다. TJ맥스, 콜스 같은 저가 할인 매장에 물건을 대량으로 풀기 시작한 겁니다. 당장 현금은 확보했지만,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언더아머는 세일할 때 사는 옷”이라는 공식을 심어주며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스스로 훼손했습니다. 10대들에게 언더아머는 이제 전혀 쿨하지 않은 ‘아재 브랜드’로 전락했고, 주가는 2015년 고점 대비 74% 폭락했으며 하루 만에 26%가 빠지는 대참사도 겪었습니다. 경영진은 패닉에 빠져 1\~2년마다 CEO를 갈아치우는 회전문 인사를 반복했고, 결국 돌고 돌아 2024년 4월 창업자 케빈 플랭크가 다시 CEO로 복귀합니다. 인원을 감축하고 제품 라인을 25%나 줄이며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미 떠나간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호카와 온러닝이 러닝 시장을, 알로요가가 애슬레저 시장을 먹어 치우는 동안 언더아머는 여전히 길을 잃고 헤매고 있습니다.

언더아머의 미래: 언더독 정신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언더아머의 미래: 언더독 정신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지하실의 혁명가에서 나이키를 위협하는 거인으로, 그리고 다시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언더아머의 스토리는 자만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보여주는 잔혹한 교과서입니다. 자신감이 지나치면 본업을 잊게 되고 시장의 변화를 무시하게 되며, 결국 엉뚱한 판단으로 200억 달러짜리 제국을 붕괴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 언더아머를 완전히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 회사의 DNA에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지하실에서 시작해 세상을 놀라게 했던 ‘언더독 정신’이 흐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그들이 겪는 고통이 진짜 갑옷을 만들기 위한 담금질이 될지, 아니면 이대로 역사 속으로 사라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언더아머가 다시 3대 500의 영광을 되찾고 나이키 앞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추억 속 브랜드로 남게 될까요? 여러분의 생각을 댓글로 자유롭게 남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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