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론: 세계 경제의 새로운 시험대, 관세 전쟁
세계 경제의 불안정한 파도 속에서 ‘관세 전쟁’이라는 단어가 심상치 않게 들려오고 있습니다. 자유무역의 수호자로 여겨졌던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천명하며 전 세계에 관세 폭탄을 터뜨리는 현실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를 넘어, 국가 간의 역학 관계와 미래를 좌우할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한국 경제는 어떻게 항해해야 할지, 그 해답을 함께 찾아보고자 합니다.

트럼프의 ‘아름다운 단어’, 관세 집착의 배경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세를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고 칭하며, 이를 미국을 위한 강력한 압박 수단으로 활용했습니다. 그의 관세 집착 뒤에는 몇 가지 경제적 논리가 숨어 있습니다. 첫째,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3% 정도로 한국 등 다른 나라의 10% 이상보다 현저히 낮습니다. 둘째,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소비 시장을 가지고 있어, 많은 국가가 미국에 상품을 팔기 위해 경쟁합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미국이 관세를 올리면 명분도 있고, 다른 나라들이 쉽게 보복하기 어렵다는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트럼프는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최적 관세율’이 현재보다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자유무역의 수호자, 미국의 변심? 상호주의의 이면
오랫동안 자유무역의 옹호자였던 미국이 이제는 보호무역과 약탈을 시작했다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트럼프는 ‘상호주의’를 내세우며 미국이 그동안 관세 때문에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지만, 여기에는 몇 가지 허점이 있습니다. 관세는 낮지만, 미국은 수입 할당, 덤핑 관세, 수량 제한 등 ‘비관세 장벽’이 매우 높습니다. 특히 덤핑 관세를 자주 부과하여 사실상 무역 장벽을 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은 실물 무역에서는 적자를 보지만, 기축통화인 달러를 통해 전 세계에 금융 서비스를 수출하며 막대한 이익을 얻습니다. 즉, 관세 하나만 놓고 미국의 손해를 주장하는 것은 전체적인 경제 관계를 왜곡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흔들리는 관세 정책의 법적 기반, 그리고 한국의 위치
최근 미국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제동을 걸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국가 비상 경제법(IEPA)’에 근거한 상호 관세 부과에 대해 1심과 2심 법원이 “미국 경제가 비상사태에 해당하지 않으며, 대통령의 일방적인 관세 부과는 의회의 세금 부과 권한을 침해한다”며 위헌 판결을 내린 것입니다. 만약 대법원에서도 불법으로 확정되면 상호 관세는 무효가 되고, 그동안 관세를 냈던 수입업자들은 환급받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관세 전쟁이 완전히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트럼프는 무역 확장법 232조, 무역법 301조 등 다른 법을 근거로 품목별 관세(예: 철강, 알루미늄, 반도체)를 부과할 수 있으며, 상호 관세가 막히면 품목 관세를 더욱 강화할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한국 역시 0%였던 관세가 15%로 오르고 대규모 투자를 강요받는 등 여전히 미국이 ‘칼자루’를 쥐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 기업의 생존 전략: 품질 경쟁력 강화와 미래 대비
이 거대한 관세 전쟁 속에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들은 어떻게 생존 전략을 짜야 할까요? 올해 한국 기업들은 미국의 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선방하며 높은 수출 경쟁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가격 경쟁력보다는 품질 경쟁력이 향상되었음을 시사합니다. 미래에는 단순히 가격을 낮춰 수출하는 시대는 저물고, 관세 장벽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가 기꺼이 선택할 수 있는 ‘고품질’ 제품으로 승부해야 합니다. 한국 제품은 반드시 사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또한,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시장을 다변화하며,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전략 마련이 필수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