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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AI/IT / 경제 / 사회

배달앱 지형도 대격변: 배민의 몰락과 쿠팡이츠의 잔혹한 돈의 전쟁

작성자 mummer · 2025-12-13
변화의 시작: 민트색 물결을 넘어선 파란색 물결

변화의 시작: 민트색 물결을 넘어선 파란색 물결

혹시 최근 길거리를 지나다니면서 뭔가 달라진 풍경을 느끼신 적 있으신가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도로를 가득 메웠던 민트색 헬멧과 배달통은 이제 파란색 물결에 밀려나고 있습니다. 단순한 색깔 변화처럼 보이지만, 이는 대한민국 자영업 지형도가 뒤집히고 있다는 신호이자 영원할 것 같았던 독점 제국이 무너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2024년, 배달앱 시장의 심장부인 서울에서 배달의민족이 쿠팡이츠에게 1위 자리를 내주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한때 시장 점유율 99%를 자랑하며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를 외치던 절대 강자가 어쩌다 몇 년 만에 2등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었을까요? 오늘 우리는 배민의 몰락과 쿠팡이츠의 부상, 그 뒤에 숨겨진 잔혹한 돈의 전쟁을 아주 깊이 있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국민 앱에서 독일 기업으로: 배민의 변질

국민 앱에서 독일 기업으로: 배민의 변질

이야기는 2010년, 우아한형제들이 자본금 없이 시작한 스타트업 배달의민족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당시 배민은 단순한 앱을 넘어 ‘치킨은 살 안 쪄요’ 같은 위트 있는 카피로 젊은 층을 열광시키며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독일의 거대 기업 딜리버리히어로의 요기요가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음에도 배민의 아성을 넘지 못할 정도로 강력한 팬덤을 자랑했죠. 하지만 2019년 12월, 배달의민족은 경쟁사였던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게 4조 7500억 원에 매각됩니다. 한국 인터넷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이었지만, 문제는 주인이 바뀌면서 기업의 성격도 완전히 변했다는 것입니다. 재밌고 유쾌했던 스타트업 정신은 사라지고,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철저한 수익 추구 기업의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사장님과 라이더의 분노: 독점의 오만함이 부른 균열

사장님과 라이더의 분노: 독점의 오만함이 부른 균열

4조 원이 넘는 투자금을 회수해야 했던 배민의 선택은 명확했습니다. 바로 수수료 인상입니다. 야금야금 중개 수수료를 올리고 광고 상품을 복잡하게 만들면서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이때부터 시작됐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50만 원짜리 피자 사건’이 자영업자들을 폭발하게 만들었습니다. 배민의 깃발 꽂기 정책 변경으로 배달 가능 반경이 줄어들면서 하루아침에 매출이 급감한 사장님들이 항의 시위로 메뉴판에 50만 원 피자를 올린 사건입니다. 사장님들뿐만이 아닙니다. 건당 배달비를 2800원\~3000원 수준으로 묶어두고 프로모션을 줄인 배민에게 라이더들 역시 등을 돌렸습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며 파업에 나선 라이더들에게 배민은 ‘너희가 배민 말고 어딜 가겠어?’라는 오만함을 보였습니다. 독점 기업이 시장은 지배할 수 있어도 사람의 마음까지 지배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입니다.

쿠팡이츠의 핵폭탄: 무료 배달과 비즈니스 모델의 파괴

쿠팡이츠의 핵폭탄: 무료 배달과 비즈니스 모델의 파괴

2024년, 이 틈을 노리고 진짜 괴물이 나타났으니 바로 쿠팡이 만든 배달앱, 쿠팡이츠입니다. 와우 멤버십 회원을 위한 ‘배달비 무제한 무료’라는 한 마디는 배달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뒤집어 놓았습니다. 이는 단순한 할인 이벤트가 아니라 경제학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의 파괴’라고 부를 수 있는 엄청난 전략입니다. 배달의민족은 배달로 수익을 내야 하는 회사이므로 수수료나 배달비를 깎아주면 적자가 나지만, 쿠팡은 배달로 돈을 벌 필요가 없습니다. 쿠팡에게 배달앱은 수천만 명의 쇼핑 고객을 자사 생태계에 가둬두는 ‘미끼’일 뿐입니다. 이미 로켓배송과 쿠팡플레이를 이용하는 와우 회원들에게 ‘어차피 회비 냈으니 배달도 공짜로 쓰세요’라고 제안한 것은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었고, 1인 가구와 젊은 층은 썰물처럼 쿠팡이츠로 이동했습니다. 게다가 라이더들에게 더 후한 배달비를 지급하며 이탈을 가속화해 배민의 악순환 고리는 더욱 심화되었습니다.

사면초가 배민: 배당금 논란과 냉혹한 시장의 현실

사면초가 배민: 배당금 논란과 냉혹한 시장의 현실

배달의민족은 지금 사면초가에 놓여 있습니다. 앞에서는 쿠팡의 압도적인 자본력이 무료 배달로 찍어 누르고, 뒤에서는 신한은행이 만든 ‘땡겨요’ 같은 공공앱들이 2%대의 낮은 중개 수수료를 내세우며 상생을 외치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사장님들의 원망과 라이더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배민이 지난해 벌어들인 7억 원에 가까운 영업 이익 중 상당 부분인 약 4억 원 이상이 배당금 명목으로 독일 본사로 송금되었다는 사실입니다. 한국 자영업자와 소비자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 서비스 재투자나 상생 비용이 아닌 유럽으로 빠져나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배달의민족이냐, 게르만 민족이냐’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여론을 더욱 싸늘하게 식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습니다.

경제적 교훈: 고객을 이기는 기업은 없다

경제적 교훈: 고객을 이기는 기업은 없다

배민의 드라마틱한 몰락 과정은 우리에게 중요한 경제적 교훈을 줍니다. 첫 번째는 ‘경제적 해자의 붕괴’입니다.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영원한 성벽은 없으며, 소비자는 더 싸고, 빠르고, 편한 서비스가 나오면 뒤돌아보지 않고 떠납니다. 특히 가격이라는 혜택 앞에서는 의리도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쿠팡이 증명했습니다. 두 번째 교훈은 ‘생태계의 중요성’입니다. 플랫폼은 사장님, 라이더, 소비자라는 세 바퀴가 함께 굴러가야 하는데, 배민은 독점의 지위에 취해 파트너들을 착취의 대상으로만 봤습니다. 그 결과 위기가 닥쳤을 때 아무도 배민의 편을 들어주지 않게 된 것입니다. 물론 배민이 당장 망하지는 않겠지만, 성장하는 기업으로서의 매력은 끝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독점 기업이 무너지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당분간 소비자들은 무료 배달이라는 달콤한 과실을 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억해야 합니다. 쿠팡이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고 나면, 그들도 언제 배민처럼 변할지 모른다는 사실을요. 기업의 본질은 결국 이윤 추구이니까요. 고객을 이기는 기업은 없다. 그리고 영원한 일등도 없다는 냉혹한 시장의 섭리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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