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브로큰 애로우’, 사라진 핵폭탄을 아시나요?
혹시 ‘브로큰 애로우(Broken Arrow)’, 즉 ‘사라진 핵폭탄’이라는 군사 용어를 들어보셨나요? SF 스릴러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 같지만, 이는 실제로 분실되거나 파괴, 혹은 실수로 사용된 핵무기 관련 사건을 지칭하는 코드명입니다. 놀랍게도 미 국방부 공식 발표에 따르면, 미국은 총 32건의 브로큰 애로우 사건을 기록했으며 그중 최소 6기의 핵폭탄은 아직도 찾지 못했습니다. 냉전 시대의 기록 상당수가 여전히 기밀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 사라진 핵폭탄의 수는 훨씬 많을 수도 있죠. 옛 소련은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은 없지만, 침몰한 잠수함 등으로 인해 최대 30발의 핵무기를 분실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2. 핵폭탄을 잃어버리는 황당한 이유들
세계 최강의 무기인 핵폭탄을 어떻게 잃어버릴 수 있을까요? 원인은 의외로 다양합니다. 첫째는 항공기 사고입니다. 비행 중인 폭격기가 손상되면서 탑재된 핵폭탄이 분리되어 추락하는 경우죠. 둘째는 잠수함 침몰과 같은 해상 사고입니다. 셋째는 항법 실수, 기술적 오류 등 전적인 인적 요인입니다. 마지막으로, 비상 착륙을 용이하게 하거나 다른 이유로 승무원이 의도적으로 핵무기를 바다나 특정 장소에 버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실제 브로큰 애로우 사건은 이러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3. 미국의 대표적인 핵무기 분실 사건
역사상 최초로 공식 기록된 핵폭탄 분실은 1950년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해안에서 발생했습니다. 훈련 비행 중이던 미 공군 B-36 폭격기의 엔진 3개에 동시에 화재가 발생했고, 승무원들은 핵폭탄 ‘마크 4’를 기체에 싣고 탈출했습니다. 폭탄의 행방은 66년이 지난 2016년, 한 다이버가 UFO로 착각한 물체를 발견하면서 알려졌지만, 캐나다 군은 단순한 선박 잔해라고 발표하며 미스터리로 남았죠. 1958년에는 조지아주 해안에서 B-47 폭격기가 전투기와 공중 충돌 후, 승무원의 안전을 위해 3.5톤에 달하는 수소폭탄 ‘마크 15’를 바다에 투하했습니다. 이 폭탄은 아직도 수심 4.5m 해저 진흙 속에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4. 바닷속에 잠든 소련의 핵잠수함
소련의 브로큰 애로우 사건은 대부분 잠수함과 관련이 있습니다. 1970년, 해상 훈련 중이던 K-8 핵잠수함은 비스케이만 해역에서 화재가 발생해 침몰했습니다. 이 사고로 4기의 핵탄두가 수심 4,680m의 심해에 그대로 가라앉았습니다. 1989년에는 당시 최신형 핵추진 잠수함이었던 K-278 콤소몰레츠 잠수함이 노르웨이 해에서 화재로 침몰했습니다. 이 잠수함에는 핵 공격용 로켓 2발이 탑재되어 있었으며, 기밀 유출을 우려한 소련 승무원들이 노르웨이 구조대의 구조를 망설이는 바람에 42명이나 목숨을 잃었습니다. 현재 침몰 지점 인근에서는 방사선 수치가 수십만 배까지 상승한 것으로 확인되어 심각한 환경 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5. 운에 기댄 아슬아슬한 평화
지금까지 소개해 드린 이야기들은 인류가 얼마나 운 좋게 핵전쟁의 재앙을 피해 왔는지 보여줍니다. 분실된 핵무기 대부분에 오발을 막는 안전장치가 있었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죠. 하지만 수많은 핵무기가 사라진 채 세계 어딘가에 잠들어 있고, 일부는 방사능을 유출하며 해양을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아슬아슬한 행운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사라진 핵폭탄들은 인류의 부주의가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경고하는 차가운 증거로 남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