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한때는 빛났던 별, 독솔로지
음악을 사랑하는 팬이라면, 한때 뜨겁게 타올랐던 밴드가 서서히 잊혀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큼 안타까운 일도 없을 겁니다. 오늘 이야기할 밴드 ‘독솔로지(Doxology)’가 바로 그런 경우였죠. 90년대 히트곡 ‘스테이플 헤드(Staple Head)’로 센세이션을 일으켰지만, 그 이후로는 뚜렷한 성공작 없이 팬들의 기억 속에서 흐려져 가던 밴드. 마트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보컬 루비를 포함한 멤버들은 절박한 상황에서 새로운 드러머를 찾게 됩니다. 이들의 간절함은 과연 빛을 발할 수 있었을까요?

2. 광팬 개빈, 그리고 예상치 못한 재능
그리고 그들의 앞에 나타난 인물은 바로 개빈이었습니다. 독솔로지의 광팬이자 모든 곡을 꿰뚫고 있는 백수 청년. 밴드는 저렴한 비용으로 그를 투어 드러머로 고용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려 했죠. 하지만 개빈은 단순한 팬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마치 신의 계시처럼 뇌리를 강타하는 멜로디와 가사를 써내려가는 천부적인 재능의 소유자였습니다. 그가 쓴 신곡 ‘서커 펀치(Sucker Punch)’는 잊혀가던 독솔로지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을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죠. 한 줄기 빛처럼 다가온 개빈의 존재는 밴드 멤버들의 마음속에 희망과 동시에 알 수 없는 불안감을 심어주었습니다.

3. 빛 뒤에 숨겨진 그림자, 비극의 시작
투어는 시작되었고, 개빈의 재능은 빛을 발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그 빛 뒤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죠. 투어 중 개빈은 어처구니없는 감전 사고로 사망하게 됩니다. 앰프 접지가 불량했다는 어설픈 해명 뒤에는 왠지 모를 싸늘함이 감돌았습니다. 밴드의 미래와 명성을 위해, 혹은 자신들의 존재감을 위협하는 개빈의 재능을 향한 질투심 때문에 멤버들은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일까요? 이 충격적인 사건은 밴드 독솔로지의 이야기에 단순한 비극을 넘어선 미스터리를 더했습니다.

4. 진실을 쫓는 발자국, 굿즈 판매원 찰리
밴드 굿즈 판매원으로 투어에 합류한 찰리는 처음부터 개빈의 죽음에 석연치 않은 점을 느꼈습니다. 찰리는 예리한 관찰력으로 단서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개빈이 항상 맨발로 공연했던 것과 달리, 사고 당시 밴드 멤버들이 모두 두꺼운 고무 밑창 신발을 신고 있었다는 사실. 개빈이 버린 쓰레기에서 발견된 신곡 가사. 그리고 루비가 작곡 중이던 ‘누군가를 살해할 수는 없어(You Can’t Unmurder Someone)’라는 섬뜩한 제목의 노래까지. 찰리는 이 모든 퍼즐 조각을 맞춰나가며 루비와 멤버들이 개빈의 죽음에 연루되어 있음을 확신하게 됩니다. 평범한 굿즈 판매원이자 범죄 팟캐스트 애청자였던 그녀는 이제 진실을 밝히는 유일한 희망이었습니다.

5. 정의의 무대, 그리고 몰락
찰리는 자신이 얻은 정황 증거들을 공유 오피스에서 만났던 팟캐스터에게 제보합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순식간에 엄청난 파급력을 가진 방송 콘텐츠가 되었고, 전 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결국 독솔로지의 재기를 꿈꾸던 매니지먼트 계약은 모두 파기되었고, 그들은 영원히 음악 산업에서 퇴출당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재능 있는 드러머 개빈은 목숨을 잃었지만, 그의 노래 ‘서커 펀치’는 역설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며 세상에 울려 퍼졌습니다. 이 비극적인 이야기는 욕망과 질투가 한 사람의 생명뿐 아니라 한 밴드의 운명까지 어떻게 파멸로 이끌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