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실판 아이언맨, 래리 엘리슨을 아시나요?
올해 세계 부자 순위 1위에 잠시 이름을 올렸던 ‘래리 엘리슨’을 아시나요? 그는 바로 데이터 기업 ‘오라클’의 창업자입니다. 오라클이라는 이름은 낯설 수 있지만, 우리는 항공권을 사거나 은행 업무를 볼 때처럼 수많은 순간에 오라클의 기술을 거쳐가고 있습니다. 오라클은 기업의 중요 데이터를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곳이죠.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로도 알려진 그는 억만장자 혁신가이자 괴짜,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라는 이미지를 가졌습니다. 실제로도 화려한 삶을 살며 실리콘밸리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불복종의 아이콘, 데이터베이스의 왕이 되다
래리 엘리슨을 대표하는 단어는 ‘반항아’일지도 모릅니다. 12살 때 자신이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조직과 질서를 중시하는 양아버지와 잦은 마찰을 겪었습니다. 학교에서도 정해진 틀에 얽매이지 않는 성격 탓에 문제아로 찍히기 일쑤였죠. 결국 두 번의 대학을 모두 중퇴했지만, 이때 배운 프로그래밍이 그의 인생을 바꿨습니다. 그는 IBM에서 발표했지만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이론의 잠재력을 꿰뚫어 보고, 이를 상용화하는 데 모든 것을 쏟아부었습니다. 이 선택은 오라클을 데이터베이스 시장의 절대 강자로 만드는 신의 한 수가 되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악동: 논란과 위기의 중심에서
승승장구하던 오라클과 달리, 래리 엘리슨은 ‘오너 리스크’ 그 자체였습니다. 그는 경쟁사에 대한 거침없는 막말은 물론, 경쟁사 마이크로소프트를 공격하기 위해 탐정을 고용해 쓰레기통을 뒤지는 스캔들까지 일으키며 ‘실리콘밸리의 악동’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2010년대에는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늦게 대응하면서 ‘한물간 퇴물’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의 독선적인 경영 스타일과 시대의 흐름을 놓친 판단은 오라클을 큰 위기에 빠뜨리는 듯 보였습니다.

AI 시대를 만나 화려하게 부활하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바로 AI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오라클이 50년간 쌓아온 방대한 데이터베이스가 다시금 주목받기 시작한 것입니다. AI가 똑똑해지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필요한데, 이미 전 세계 100대 기업 대부분이 오라클의 고객이었기 때문이죠. 오라클은 AI 추론에 가장 적합한 기업으로 떠올랐고, 후발주자였던 클라우드 시장에서도 AI 학습에 필수적인 고성능 GPU 인프라를 선점하며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에는 OpenAI와의 대규모 계약까지 성사시키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습니다.

화려한 사생활과 남다른 기부 철학
서울 면적의 절반에 달하는 하와이 섬을 소유하고, 여러 대의 자가용 비행기와 호화 요트를 운영하며 여섯 번의 결혼을 하는 등 그의 사생활은 언제나 화제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돈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며 살아온 플레이보이였죠. 하지만 그는 인생의 마지막은 평범하지 않게 마무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재산의 95%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서약한 것입니다. 단순히 돈을 기부하는 대신, 과학 기술로 빈곤과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영리 자선 기업’을 통해 더 큰 공익을 실현할 수 있다고 믿는 그의 마지막 행보는 세상에 또 다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AI와 데이터, 미디어의 중심에 선 래리 엘리슨이 앞으로 세상을 어떻게 바꿔나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