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노벨평화상 수상자의 경고: 바다 없는 국가의 절규
연말, 아프리카의 뿔 지역에서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바로 에티오피아의 총리 아비 아메드인데요. 그는 2019년 에리트레아와의 평화 협정을 이끌어냈지만, 이제는 “지리적 감옥에 갇혔다. 평화적으로 안 된다면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바다를 얻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는 에티오피아가 내륙 국가가 되면서 겪는 극심한 답답함을 보여줍니다. 한때 해양 국가였던 에티오피아는 에리트레아의 독립으로 해양 접근권을 상실했고, 현재 수출입의 95%를 이웃 국가 지부티에 의존하는 실정입니다. 남의 항구를 빌려 쓰는 것은 높은 비용, 물류 지연은 물론, 경제 주권을 위협받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처럼 바다로 나아가는 길은 한 국가의 생존과 번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전 세계 교역의 80% 이상이 해로를 통해, 데이터의 95%가 해저 케이블을 통해 이동하는 현대 사회에서 해양 접근권은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2. 항구 도시를 넘어선 미래: 해양 수도권의 탄생과 로테르담의 성공
그렇다면 바다를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이제는 단순히 ‘항구 도시’를 넘어선 ‘해양 수도권’ 개념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항구 도시는 항만이 있는 도시를 의미하지만, 해양 수도권은 항만 시설에 더해 산업, 경제, 금융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거대한 광역 경제권을 뜻합니다. 단순한 물류 거점을 넘어, 생산과 소비, 연구 개발까지 아우르는 메가리전인 셈이죠.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네덜란드의 로테르담입니다. 역사적 해양 강국 네덜란드의 로테르담은 라인강 운하 개통과 철도망 확충을 통해 독일, 프랑스, 벨기에 등을 잇는 유럽의 관문 역할을 하며 비약적으로 성장했습니다. 단순 환적항을 넘어 에너지, 석유화학 단지 등 다양한 산업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했고, 현재 네덜란드 GDP의 3%에 해당하는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해양 수도권은 물류 비용 절감 효과를 넘어, 항만 인근에 견고한 가치 사슬을 형성하며 훨씬 큰 경제적 파급력을 발휘합니다.

3. 대한민국의 해양 수도권 비전: 번영을 위한 도전과 과제
삼면이 바다인 대한민국은 해양의 중요성을 일찍이 인식하고 발전해왔습니다. 특히 부산항은 세계 2위의 컨테이너 환적항이며, 동남권은 대형 조선소, 중화학 공업, 철강 산업 등 세계적 수준의 항만 및 산업 인프라를 갖추고 있습니다. 해양 관련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 인프라까지 더해져 해양 수도권의 잠재력이 무궁무진합니다. 최근 ‘해양 수도 이전 기관 지원에 관한 특별법’ 통과와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 계획은 해양 수도권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2028년 한국-칠레 공동 UN 해양 총회 개최는 해양 국가로서의 리더십을 확고히 할 절호의 기회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비전에는 과제도 따릅니다. 해양 수도권 개발은 환경 문제, 교통 체증 등 지역에 집중되는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역 주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불이익을 최소화하며 상생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해양 수도권 발전을 위한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될 것입니다.

4. 바다, 미래 번영의 길을 여는 지혜로운 모색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처럼,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서 바다는 생명줄과 같습니다. 단순한 항구 도시를 넘어, 경제, 산업, 문화, 교육이 어우러진 해양 수도권으로의 발전은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전략입니다. 현재 직면한 환경 문제와 지역 균형 발전의 과제들을 슬기롭게 풀어나가며, 모두가 공감하고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해양 수도권의 미래를 그려나가야 할 때입니다. 앞으로 대한민국이 해양 리더십을 강화하고 새로운 해양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어떤 논의와 대비가 필요할지, 우리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할 시기입니다.